지금도 나는 엄마밖에 없어.

임신 28주 차 이야기

by 이수댁

출근 후 20여분의 여유시간...

이 시간에 짧게나마 글을 쓰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오늘 선곡은 엔니오 모리꼬네의 'Playing love'.

예전에 최인아 책방 콘서트에서 처음 들었던 곳인데 오랜만에 들으니 참 좋다. 덕분에 서정적이고, 차분한 아침을 보냈다.


임신 28주는 아가의 청각 기능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는 시기라는데 빵이도 엄마와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들으며 행복하게 하루 시작했지?


아직 정산기 전이지만 체중이 1,000g을 넘은 아가는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서 관리를 받으면 생존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직은 엄마의 뱃속이 아가에게 가장 안정적이고 편안한 환경이다. 그리고 출산 때까지 충분히 발육 및 성장할 수 있도록 자궁을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주는 게 엄마로서의 내 몫이다.


루이보스 차 자주 마시면서 양수를 맑게 하기,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아가에게 충분한 영양소를 공급하기, 과식하지 않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기 등의 노력이 있다. 특히 스트레스를 최대한 받지 않고 무리하지 않는 생활 습관도 참 중요한 것 같다.


요즘은 배가 당기는 현상이 종종 일어나는데, 이는 자궁이 수축하면서 일어나는 증상으로 출산을 위한 준비 중 하나라고 한다. 서서히 엄마가 될 준비를 하면서 요즘 누구보다 엄마를 자주 생각하게 된다. 우리 엄마는 임신을 세 번이나 경험하셨고, 셋째를 낳으셨을 때는 언니와 날 돌보시느라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하셨다고 한다.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 지금도 가늠이 잘 안 된다.


내가 뱃속에 있는 아가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듯이, 엄마께서는 여전히 우리가 잘 지낼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애쓰신다. 올해 언니는 결혼, 나는 출산, 막내는 취업을 준비하며 보내고 있다. 이제 다 성인이고, 엄마께서 걱정을 안 하셔도 될 것 같은데 여전히 자신보다 자식들을 먼저 생각하신다. 그리고 고백하건대, 나도 여전히 엄마가 필요하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고 잘난 척, 강한 척하면서 큰소리를 뻥뻥 칠 때도 있지만 엄마가 보고 싶기도, 엄마의 손길이 그립기도 하다.


아가에게 마음을 쏟는 만큼 엄마도 많이 챙겨드리고 싶다. 무엇이 드시고 싶으신지, 생활에 불편한 점은 없으신지 살뜰하게 챙기면서 지내야 하는데... 아직도 엄마께 상처 주는 말을 하고 반성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럴 때 가장 무서운 말이 있다.

"너도 빵이한테 똑같이 당해봐라." (헉!)


세상의 하나뿐만 엄마의 딸로서 잘못한 건 반성하고, 사과드리고, 앞으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나를 닮은 딸이 나와도 무섭지 않게...ㅎㅎ

문득 엄마가 그립고, 보고 싶은 아침이다. 그리고 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속의 한 구절을 떠올린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마음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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