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서가 세 번째 큐레이션 <표지>를 보고 와서

북 메이킹 다이어리 03. 독립서점에 방문해서 마음에 드는 책 찾아보기

by 이수댁

8월 17일, 임시공휴일에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바로 독립서점에 방문해서 내가 만들고 싶은 책에 대한 영감과 힌트를 듬뿍 받아오는 것이었다.

수도권 코로나 19 확산이 심해지고 있어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가 시간대별로 인원을 제한하고, 예약제로 운영 중인 노들섬 내 노들서가에 방문했다.

마침 서점에서는 <‘겉’으로 판단하기 : Let’s judge a book by its cover>를 주제로 책 표지에 대한 큐레이션이 진행 중이었다.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표지, 페이지 수, 제본 형식, 판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싶었던 나에게 딱 맞는 큐레이션이었다.



다양한 출판사와 책방의 책 중에서 ‘자기만의 방’ 출판사의 책들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살펴보았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한수화 지음), ‘빵 고르듯 살고 싶다’(임진아 지음),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정지혜 지음) 등 읽어보거나, 읽고 싶었던 책들이 가장 많은 출판사였기 때문이다.

책 위에 ‘메이킹북 열어보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는데, 이럴 수가! B컷 표지뿐만 아니라 목차와 일러스트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 등 에디터와 디자이너들이 책을 만들면서 생각한 메모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처음 북 메이킹 클래스에 등록할 때 책 쓰기, 글쓰기라는 제목보다 ‘북 메이킹’이라는 제목이 이번 시도에 부담을 덜 갖게 해 주었다. 특히나 개인의 생각과 스타일을 온전히 표현하며 개성을 담을 수 있는 독립출판이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런 와중에 실제로 한 권의 책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엿볼 수 있어 재미있었고, 이러한 과정들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두 번째로 달 출판사에서 전시한 이병률 여행 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보면서 같은 책이더라도 표지에 따라 느낌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뿐만 아니라 책등, 앞/뒤표지, 앞/뒷날개 등 표지에는 어떠한 의미가 담겨있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에디터와 디자이너를 인터뷰한 내용도 인상 깊었다.
- Q. 에디터에게 표지 디자인은 어떤 과정인가요?
- A. 표지는 제목과 함께 독자분들께 건네는 첫인사입니다. 책이 가지고 있는 빛나는 것들을 다 꺼내보았다가 결국에는 최소한의 것들로, 잘 닦인 것 하나만 내미는 마음이기도. (...) (이희숙 에디터)


- Q. 북디자이너는 작업장 어떤 고민을 하나요?
- A.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을 디자인할 때 그 글에 담긴 ‘사람’과 ‘결’을 어떤 방식으로 선명하게 보여줄지 고민하게 됩니다. 디자인을 한 이후에는 제작 과정에서 새로운 고민이 뒤따릅니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어떻게 보일지, 에세이 장르의 다른 책들이 함께 놓일 오프라인 무대에서는 어떻게 보일지, 또 직접 책을 받아본 독자들은 어떻게 느낄지도 대한 고민들이요. (최정윤 디자이너)



다음으로 3-40대 여성들이 열광하는 마스다 미리의 만화 ‘오늘의 인생’ 표지는 작가가 어린 시절에 만든 색종이 그림을 활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표지의 주요 모티브를 작가의 어린 시절 자체로 잡으며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를 담은 책 표지를 만든 것이다. 알록달록, 순수한 그림이 담긴 표지를 보며 나를 담은 책 표지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밖에 관악구에 위치한 책방들에서 큐레이션 한 초록색 커버의 책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진한 초록색, 올리브색, 민트색, 파스텔톤의 녹색 등 각각의 초록으로 만든 책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얼마 전에 책 표지 색상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책을 샀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건 책의 내용이지만 크기와 색상, 글자체와 일러스트 등 어떻게 디자인하는지도 정말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어떤 마음으로 책을 만드는지 짧게나마 배울 수 있어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노들서가를 나오기 전 책의 형태가 색다른 책들을 골라 구매했다. 한 편의 편지처럼 읽는 1mm의 이야기, 한 권의 책 하나의 질문이라는 테마로 만든 인터뷰 소책자 등 일반적인 책의 형태를 탈피한 책들이 궁금했다. 그리고 ‘커피 한 잔 값으로 독립출판 책 만들기’(김지선 지음)라는 작은 책도 독립출판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품에 안고 돌아왔다.



독립출판의 세계는 넓고도 다양하다는 생각과 함께 어떤 내용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힌트를 얻은 알찬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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