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와의 동고동락

임신 32주 차 이야기

by 이수댁

빵이야, 안녕!

요즘 엄마는 새벽 3시 반이면 눈이 떠져. 뱃속에서 빵이가 점점 평수를 넓혀가니까 장기들이 밀려서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데, 다시 침대에 누워도 잠이 잘 오지 않네.

엄마는 알고 있어. 빵이도 이 시간에 깨어있다는 걸! 그것도 엄청 활발하게 활동하지. 후후
상상이 가. 태어난 후에도 100일 될 때까지 이 시간에 똘망똘망한 눈으로 몸을 흔들다가, 울다가, 웃다가 할 것 같아. 그래서 엄마는 자는 척을 해. 그래야 빵이도 다시 잠들 테니까.

그러다가 배에 손을 얹고 빵이의 움직임에 집중해 봐. 어둡고 조용한 밤에는 빵이가 움직이는 걸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이쯤 되면 뱃속 공간이 좁아져 태동이 정교하게 느껴진대. 그런데 엄마가 허리가 길어서 빵이에게는 공간이 충분한지 여전히 재주를 넘는 듯 쿵쾅거리네.

요즘은 꿈을 자주 꿔. 임신 초기에 임신과 출산에 따른 많은 변화로 꿈을 많이 꾼다고 들었는데, 임신 후기에도 마찬가지네. 보고 싶은 친구들이 등장하는데, 꿈 내용을 자세히 기억할 수 없지만 거의 매일 모험을 떠나는 것 같아.

지금은 다리와 얼굴이 부은 채로 글을 쓰고 있어. 아무래도 새벽에 잠을 잘 못 자는 만큼 저녁에는 일찍 잠들거든. 그래서 4시 반에서 5시 사이에는 몸을 일으켜서 글을 쓰고, 요가도 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아무래도 임신 후기로 갈수록 잠을 잘 못 자고, 몸이 힘드니까 회사에서 같은 상황도 더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 특히나 요즘 다시 코로나 19 확산이 심해져서 지하철을 타는 것도, 식당이나 카페에 가는 것마저도 신경이 쓰일 정도로 조심스러워. 게다가 폭염특보까지 내리니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도 덥고, 힘들지...? 임산부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똑같이 느끼는 어려움과 불편함이라 생각해..

이렇게 잠깐이나마 갖는 여유 시간을 통해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또다시 새로운 하루를 힘차게 함께하자. 오늘도 건강하게 쑥쑥 자라고, 다가오는 금요일에 병원에서 만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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