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3일 동안 시댁에 다녀왔다.
그 사이 나는 일하고, 글 쓰며 시간을 보냈다.
일 끝나면 저녁을 먹고, 청소하고, 산책하고, 샤워한 후에 잠이 들었다. 밤에 잘 때 수면등을 켜고 잔 것 외에는 남편과 함께하던 패턴을 혼자서 똑같이 반복했다.
잠은 더 잘 잤다. 임신 중에는 체온이 올라가는데, 9월로 접어들고 날씨가 선선해지니 덥다고 중간에 깨는 일이 없어졌다.
임신과 코로나가 동시에 찾아오면서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떨어져 지낸 적은 거의 없다. 그래서 남편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허전하다는 생각보다 ‘내 세상이다~’라며 편안한 마음으로 지냈다. 그래야 남편도 부모님, 친구들과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 가끔씩은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이제 다음 주만 근무하면 산전 후 휴가를 들어간다. 그만큼 업무를 마무리하고, 인수인계하느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이 심해진 후 혼잡한 시간을 피해 7시에 근무를 시작하고, 4시에 퇴근하는 걸로 근태 신청을 했는데 이게 웬일?! 바쁘다 보니 7시에 시작해도 1~2시간씩 연장 근무를 하게 되었다. 업무를 마치면 기진맥진해서 1시간 정도 잠이 들었다.
그래도 재택근무를 하니까 출퇴근하는 시간을 활용한다는 생각으로, 무엇보다 휴직 전에 일을 잘 마무리하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후회가 없다면 가뿐한 마음으로 그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찬가지로 평일에 고생하면서도 열심히 일한 덕분에 주말에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누리며 책 쓰기에 집중할 수 있다. 글쓰기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모든 순간들을 지나가게 해 주기 때문이다. 힘들었던 시간도, 즐거웠던 시간도 글로 적으면 어느 순간 그때의 시간과 감정들이 지나간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새로운 순간을 맞이할 마음을 내어준다.
무엇보다 글쓰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잘 간다. 코로나 19로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글쓰기에 집중하다 보면 하루가 짧다. 그 점이 참 고맙다. 글쓰기가 없었다면 나는 집콕 생활을 어떻게 보냈을까?
남편이 돌아왔다. 함께 산책을 하니 혼자일 때보다 반경이 훨씬 넓어졌다. 잠들기 전에 빵이에게 동화책도 읽어주기로 했다. 혼자도 좋지만, 함께하니 더더더 좋다. 그리고 오늘 밤은 굳이 수면등을 켜지 않아도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