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키우는 마음 05
엄마가 미안해.
산후조리원 퇴소 후 집에서 밤중 수유를 할 때 자세를 잡기가 무척 힘들었다.
아기에게도 모유수유는 분유 수유에 비해 60배 더 많은 힘이 들어간다고 한다.
나도 자세를 잡느라 애를 먹었지만 아기도 배고픈데 젖을 헛빨면서 힘들어했다.
방에서 아기와 고군분투하는 소리를 들으셨는지 엄마께서도 잠에서 깨어 들어오셨다.
왜 자세를 못 잡는지 답답하기도 하고, 딸이 고생하는 것 같으니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으셨나 보다.
그때 짜증 내며 우는 아기에게 “응, 엄마가 미안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엄마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 “네가 왜 미안해. 밤중에 깨서 모유 수유해주는데 고마운 거지.”
초보 엄마의 서툰 손길과 조급한 마음에 아기는 계속해서 울고, 그러면 엄마는 미안하다는 말로 달랜다.
나 또한 수유 자세를 못 잡아 아기도 덩달아 고생하는 것 같고, 고개를 돌려주려다 나도 모르게 손톱으로 얼굴을 살짝 긁어 심장이 콩알만 해지기도 했다.
그럴 때 습관처럼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 건 좋지 않다고 한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부모가 늘 미안한 상황이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엄마 말씀처럼 조금 서툴긴 해도 아기에게 미안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 아기를 위해 애쓰고 있는 거다.
아기를 달래려면 태연하고 차분한 말투로 “괜찮다.”라고 말해보면 어떨까?
부모가 자꾸 미안하다고 말하면 아기는 부모가 자신을 위해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만만하게 볼 수도 있다.
앞으로는 아기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조금 더 신중하게 사용해야겠다.
부모의 사랑과 노고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