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분쟁과 병법 36계> (2) 조호리산(調虎離山)
조우성 변호사의 법과 인생
※ 변호사 업무를 진행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사례들을 병법 36계와 엮어 봅니다. 그 일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실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해 공유 차원에서 알려 드립니다.
1. 섣부른 공격을 자제하고 시점이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여건이 성숙되었을 때 상대방을 공격해야 한다.
예1)
A는 B에게 납품완료. 하지만 B는 A에게 다양한 핑계를 대며 물품대금 지급거절. A가 항의했지만 B는 배째라 식.A는 B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싶지만 B에겐 별다른 재산이 없음.
그런데 B가 C로부터 계약을 따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소식을 들음. 이에 A는 B에 대한 법적 공격을 하지 않고, B가 C로부터 계약을 따낼 것을 끈기를 가지고 기다림. B역시 A가 별다른 움직임(내용증명을 보낸다든지)이 없어서 A에 대한 경계를 늦추고 C와의 계약체결을 진행. 결국 수주.
B와 C간의 계약체결이 확정되자 그제서야 A는 B에게 소송제기(B가 C로부터 받을 용역대금에 대한 채권가압류). 결국 A는 B가 개털상황에서 호전되기를 기다렸다가 공격해서 목적 달성.
예2)
갑, 을, 병은 공동창업자. 지분은 갑(45), 을(25), 병(10), 나머지는 기타.갑은 대표이사, 을, 병은 이사.
을은 갑이 초심을 버리고 대표이사로서 전횡(독재)을 일삼는 것에 격분. 갑을 찍어내든가 아니면 을 자신의 지분을 팔고 나오고 싶어함.
을의 변호사는 섣불리 갑을 공격하지 말고 갑이 좀 더 마음대로 전횡을 일삼도록 놔두자고 함. 을은 발톱을 감추고 온순하게 지내면서 갑에게 순종.
갑은 더 기고만장해졌고, 결국 몇 가지 비위(회사돈 횡령, 부당한 자금거래)를 저지름. 을은 은밀히 그에 관한 증빙을 확보.
6개월 후 을은 갑에게
a. 횡령 및 배임으로 형사고소하겠다!
b. 범법행위를 이유로 대표이사 해임을 진행하겠다(임시주총 소집)
라고 압박. 갑은 하는 수 없이 제3자를 내세워 을의 지분을 비싸게 사주었고, 을은 성공적으로 Exit.
2. 조호리산(調虎離山)은 병법 36계중 공전계(功戰計)의 하나임.
조호리산(調虎離山)
길들일 조(調). 호랑이 호(虎). 떼놓을 리(離). 뫼산(山)이니, 호랑이를 길들여 산에서 떼어 놓는다 는 말.
손자(孫子)는 말했다. 성을 공격하는 것은 하책(下策)이다. 적에게 유리한 지역에서 싸우는 것은 스스로 패배(敗北)를 자초하는 것이다.
山은 호랑이의 거처이다. 호랑이에게 절대로 유리한 곳이다. 그러니 호랑이를 산에서 유인해내어 잡으라는 것이다. 즉 "적을 적에게 유리한 지역에서 불리한 지역으로 유인해 내어 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적도 불리한 지역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니, 적이 나오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적을 적에게 불리한 곳으로 유인해 내던가, 함정을 파 놓고 유인하던가, 호기(好機)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격하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