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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Sep 15. 2015

성향을 감안한 업무지시

논어 선진편에 나오는 이야기.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다.

“좋은 말을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

“부모형제가 있는데 어찌 듣는 대로 바로 행하겠는가? 워워~~”

다음에 염유가 같은 질문을 하자 공자가 대답했다.

“들으면 곧 행해야지. 바로 실천 돌입!!!”

공서화가 물었다.

“왜 자로와 염유의 같은 질문에 다른 대답을 하십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염유는 소극적인 성격이라 적극으로 나서도록 한 것이고, 자로는 지나치게 적극적이어서 물러서도록 한 것이다.”


사무실에서 후배에게 일을 시킬 때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소송사건의 ‘준비서면’을 작성해야 한다.


(1) A변호사에게 지시할 때


“내가 볼 때 이 사건의 쟁점은 이러저러하니, 이런 목차로 써보면 어떨까? 내가 목차 초안을 만들어 봤어. 이것을 기초로 살을 붙여보지.”


☞ 이유 : A변호사는 선배에게 지적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지적을 받으면 위축되는 내성적인 성향. 따라서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주게 되면 안정적으로 일을 처리. 이 과정을 통해 자신감도 키워주고 쟁점 파악능력도 서서히 증대시키도록 유도.


(2) B변호사에게 지시할 때


“논리를 만들어서 한 번 작성해봐. 참. 반드시 6월 10일 11:00까지 내게 보내주게. 마감시간 잘 기억하고. 그 이후에 내게 주면 내가 검토할 시간이 없으니 그 점 명심하고.”


☞ 이유 : 나름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친구. 하지만 마감시간을 넘기는 일이 많음. 마감시간을 명확히 알려줘야.


(3) C변호사에게 지시할 때


“서면 작성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목차 초안을 만들어서 나와 상의하자구. 목차를 나랑 확정한 다음에 서면을 써나가도록 하고. 목차 초안은 내일 오전까지 바로 잡아보길. ”


☞ 이유 : 일에 대한 자신감은 있지만 아직은 쟁점 파악 능력이 떨어짐. 이런 경우에는 목차를 확정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난감해짐. 하지만 목차까지 선배가 작성해주면 업무역량을 키울 수 없으므로 목차는 스스로 작성하도록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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