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가 저물어 가던 어느 해 5월.
일본 도쿄 변두리에는 아주 가난한 모녀가 있었다. 하루는 엄마가 출근을 하기위해 집을 나서는데 딸 아이가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깜짝 놀란 엄마는 딸을 업고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더니 이미 백혈병 말기라 손을 쓸 수 없으므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엄마는 충격을 받고 절망에 빠졌지만 곧 몸을 추스리고 극진하게 딸을 간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죽어가는 딸은 어느 날 포도가 먹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포도가 날 때가 아니라 포도를 구하기 어려웠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던 엄마는 다까시마야 백화점 식품부에서 포도를 발견했다. 그러나 그 포도는 오동나무 상자 속에 고급스럽게 포장된 수만 엔짜리 ‘거봉’이었다. 가진 돈이라고는 고작 2천 엔 뿐이었던 어머니는 절망 에 빠져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 때 이를 지켜본 여점원이 다가와 자초지종을 물었다. 사연을 알게 된 여점원은 오동나무상자를 열고 스무 알 정도의 포도를 잘라 어머니에게 건네 주었다. 그래서 엄마는 딸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수 있었다.
한 달 후 그 소녀는 짧은 삶을 마감했지만 소녀의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가 ‘마이니찌 신문’ 가정란에 이 사연을 기고함으로써 이 스토리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의 글은 이렇게 끝맺고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내 일처럼 기뻤다. 우리에게 신만큼이나 큰 힘을 주었던 식품부 매장의 점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다"라고.
이 이야기는 전 일본인, 특히 어머니들의 심금을 울리면서 다카시마야 백화점의 이미지는 급격히 좋아졌다.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이 스토리를 여러 방면에서 활용했다.
얼마 후 창립 160주년을 맞은 다까시마야 백화점은 백화점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사용되던 "장미"를 "포도"로 바꾸고 "남을 돕는 마음을 갖자"라는 취지의 새로운 경영이념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https://www.youtube.com/watch?v=dsYJJNUu45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