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로서 스스로 '꺾였다'고 느낀 순간

인사이드 로펌

by 조우성 변호사

변호사로서의 삶을 25년간 살아온 나는, 스스로를 '검투사'라고 부르곤 했다. 1997년부터 시작된 이 길은, 언제나 치열한 전투의 연속이었다. 의뢰인의 부름에 응해, 검과 방패를 들고 나서는 나.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싸움 속에서 승리를 쟁취하는 것, 그것이 내 존재의 의미였다.

이러한 승부의 세계는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특히 상대를 무너뜨리는 순간의 쾌감과, 그 후 의뢰인과 나누는 축배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들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 승리의 순간들이 점점 무거운 무언가로 변해갔다.

승리 후에 느껴지는 것은 기쁨보다는 안도감이었다. "다행히 지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상대방은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점점 더 많아졌다. 대부분의 분쟁이 쌍방의 과실로 이루어지지만, 법정에서는 한 쪽이 완전히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내 안에는 씁쓸함이 자리 잡았다.

패배의 쓰림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기는 경우에도, 예전과 같은 해맑은 기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상대방의 입장이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승리의 순간조차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다.

그렇게 변해가는 내 마음을 보며, 나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희열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승부의 세계가 이제는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다. 나의 생각이 많아진 탓일까, 아니면 그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한 것일까.

송무변호사로서의 열정이 한풀 꺾인 것 같은 느낌은, 어쩌면 나의 성장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승리와 패배를 넘어, 그 너머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에 들어섰다. 이 길에서 나는 인간의 갈등과 화해, 승리의 달콤함과 그 이면의 쓰라림을 모두 체험하며, 더욱 깊은 이해와 성찰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나의 변호사로서의 새로운 시작이자, 삶의 깊이를 더해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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