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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미움의 미혹을 넘어: 공자의 '숭덕변혹' 가르침

by 조우성 변호사


[인생내공 / 사랑과 미움의 미혹을 넘어: 공자의 '숭덕변혹' 가르침과 현대적 의미]


#1


논어 「옹야편(雍也篇)」에 등장하는 "애지욕기생, 오지욕기사, 기욕기생우욕기사, 시혹야(愛之欲其生, 惡之欲其死, 旣欲其生又欲其死, 是惑也)"라는 구절은 공자의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이는 제자 자장(子張)이 덕을 높이는 일(崇德)과 미혹을 분별하는 일(辨惑)에 대해 묻자 공자가 답한 내용의 일부이다. 이 구절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그가 살기를 바라고, 미워할 때는 그가 죽기를 바라니, 이미 살기를 바랐다가 다시 죽기를 바라는 것, 이것이 바로 미혹이다." 이는 인간 감정의 변덕스러움과 그로 인한 판단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이다.


#2


이 가르침은 현대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는 종종 극단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소셜 미디어 시대에 누군가를 열렬히 지지하다가도 순식간에 비난으로 돌변하는 현상이 그 예다. *우리의 감정이 아무리 강렬해도, 그것이 타인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오만이며 미혹된 상태이다.* 공자는 이러한 감정의 극단성과 변덕스러움을 '혹(惑)', 즉 미혹된 상태로 규정하며 경계한다.


#3


주희의 해석은 이 구절에 더 깊은 철학적 의미를 부여한다. 그는 사랑과 미움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생사는 천명에 달린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인간의 영역(감정)과 천명의 영역(생사)을 구분하는 중요한 통찰이다. 현대적 맥락에서 이는 우리의 주관적 감정과 객관적 현실 사이의 균형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4


공자는 이러한 미혹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주충신, 사의, 숭덕야(主忠信, 徙義, 崇德也)"를 제시한다. 이는 "충실함과 신뢰를 주로 하고, 의로움으로 옮겨가는 것이 덕을 높이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이 가르침은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어려운 지금, 일관된 원칙과 가치관을 지키는 것은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의 건강성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5


실제로 이 가르침은 우리 일상에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의 갈등 상황이나 연인 관계에서 감정의 기복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의 폭풍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이성의 등불을 밝히는 것, 그것이 바로 공자가 말한 '숭덕(崇德)'의 현대적 실천이다.* 이는 개인의 성숙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도 필수적인 지혜이다.


결론적으로, 공자의 이 가르침은 우리에게 자기 성찰과 균형 잡힌 시각을 요구한다. 감정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우리의 판단과 행동을 전적으로 지배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혜를 현대 사회에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성숙하고 안정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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