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무대 위 배우처럼: 연극적 접근, 경영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다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며 복잡하다. CEO는 단순히 전략을 수립하고 지시하는 역할을 넘어,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때로는 위기를 극복하는 드라마의 주인공과 같은 면모를 보여주어야 하는 시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견 낯설어 보이는 ‘연극적 접근’이 CEO의 역량을 강화하고 조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도 CEO의 리더십과 관련된 논의 중 연극이 지닌 가치에 주목하며, CEO가 연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과 기술이 경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제시하는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숙련된 배우가 무대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관객과 교감하듯, CEO 또한 연극적 기법을 통해 조직 내외부의 다양한 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관점이 제시된다.
CEO가 연극을 배우는 것은 단순히 말하기 기술이나 발표 능력을 향상시키는 차원을 넘어선다고 볼 수 있다. 연극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섬세한 기술을 요구하며, 이는 리더십의 핵심 역량인 공감 능력과 연결된다. 배우는 캐릭터에 몰입하여 감정을 실감 나게 표현하고, 이를 통해 관객의 공감을 얻어낸다.
이와 마찬가지로, CEO는 연극 연습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팀원들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갈등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궁극적으로 조직 전체의 협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CEO가 중요한 구조조정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연극적 접근을 통해 그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직원들이 느낄 불안감과 상실감에 공감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반발을 최소화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딱딱한 보고서나 일방적인 지시만으로는 얻기 힘든 효과일 수 있다.
더 나아가, 연극은 CEO에게 ‘체면 관리’와 ‘인상 관리’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무대 위의 배우는 조명, 의상, 몸짓, 말투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관객에게 특정한 인상을 심어준다. CEO 역시 마찬가지다. 공식 석상에서의 연설,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 투자자와의 만남 등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원하는 반응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연출’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꾸며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춰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보완하며 메시지의 설득력을 높이는 전략적 행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성공적인 CEO들은 이러한 인상 관리 능력을 통해 조직의 신뢰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며,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상 관리가 진정성을 결여하게 되면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 몇 년간 일부 CEO들의 과장되거나 진실되지 못한 행동이 논란이 되면서, 진정성 있는 소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추세다. 연극적 기법은 이러한 위험을 인지하고 균형 잡힌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몇몇 기업에서는 CEO들에게 연극 워크숍 참여를 장려하거나 전문 연기 코치를 초빙하여 커뮤니케이션 및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향상시키도록 지원하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워크숍에서 CEO들은 즉흥 연기, 역할극, 스토리텔링 훈련 등을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 그리고 청중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한 IT 기업의 CEO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연극 워크숍에서 배운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제품의 기술적인 특징뿐만 아니라 고객의 삶에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를 감성적으로 전달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반면, 한 제조 기업의 CEO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에만 의존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직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는 연극적 기법을 단순히 외형적인 포장에만 활용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에 실패한 사례로 볼 여지가 있다.
결론적으로, CEO가 연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단순히 개인의 역량 강화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조직 문화 혁신과 직원들의 동기 부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극은 리더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팀원들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스토리를 통해 비전을 제시하고 팀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경영진은 CEO에게 연극적 접근 방식을 교육하고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정기적인 연극 워크숍, 스피치 코칭, 스토리텔링 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해 CEO가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 미래의 CEO는 마치 무대 위의 배우처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청중(직원, 고객, 투자자)과의 교감을 통해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변화무쌍한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연극적 접근은 CEO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