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의 혀가 70만 대군을 이긴 이유

by 조우성 변호사

[사마천, 당신의 무기가 되는 순간] 당신이 약할 때 이기는 법: 장의의 혀가 70만 대군을 이긴 이유


# 물밑 협상의 순간


월요일 오전 10시, 투자 유치 회의실. 당신의 스타트업은 자금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테이블 건너편에는 경쟁사를 이미 투자한 VC가 앉아 있다. "시장에서 1위가 이미 확정된 상황인데, 당신들이 차별화할 수 있는 게 뭔가요?" 질문이 날아온다.


정면 돌파? 아니면 다른 게임을 제안할 것인가. /약자가 매일 마주하는 현실이 이렇다./ 힘이 없을 때 선택은 곧 생존이다.


# 약자는 왜 무너지는가


스타트업이 무너지는 이유는 뻔하다. 자금도 부족하고, 사람도 모자라고, 시장 점유율은 없다시피 하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약자는 강자의 게임을 그대로 따라한다./ 같은 시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려 든다는 것. 이건 자살행위다.

자원이 부족할 때 필요한 건 더 많은 돈이 아니다. 전략적 사고의 전환이다. 약자는 강자가 만든 규칙 안에서 게임을 한다. 그러나 이기는 약자는 아예 다른 게임을 만든다.


# 장의, 600리를 6리로 바꾸다


기원전 312년, 초나라는 제나라와 동맹을 맺고 있었다. 진나라는 이 동맹을 깨야 했다. 진나라 재상 장의가 초나라 왕 회왕을 찾아갔다. "제나라와 손을 끊으시면, 진나라가 빼앗았던 땅 600리를 돌려드리겠습니다."


회왕은 신하 진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나라와 동맹을 파기했다. 초나라 사신이 땅을 받으러 진나라에 가자, 장의가 말했다. "제가 약속한 것은 제 개인 영지 6리입니다. 600리라고 하셨습니까?"


격분한 초나라가 진나라를 공격했다. 단양 전투에서 초나라는 대패했고, 오히려 600리를 더 빼앗겼다. /장의는 말 한 마디로 최강국의 동맹을 붕괴시켰다./ 힘이 아니라 전략이 승부를 갈랐다.


# 전략이란 무엇을 버릴지 아는 것


장의의 선택을 보면 세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첫째, 정면 대결을 피했다. 초나라와 제나라 연합군을 진나라가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둘째, 상대의 욕망을 이용했다. 회왕은 땅을 원했고, 장의는 그 욕망에 미끼를 던졌다.


셋째, 결정적 순간에 자원을 집중했다. 600리가 아니라 동맹 파기라는 단 하나의 목표에 모든 것을 걸었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이렇게 썼다. "장의가 천하를 종횡으로 누볐다. 한 번 화내면 제후들이 두려워했고, 조용히 있으면 천하가 평안했다." 손자병법도 비슷하게 말한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 적의 전략을 꺾는 것이 상책이고, 동맹을 깨는 것이 그다음이며, 군대를 치는 것은 하책이다."


서양의 피터 드러커는 이를 '자원 집중의 원리'로 정의했다. "약한 곳에서는 절약하고, 결정적인 곳에 자원을 집중하라." 오늘날로 치면 '린 스타트업 전략'이다.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 효과를 내려면 싸울 전장부터 골라야 한다.


현대의 스타트업도 이 원리로 움직인다. 에어비앤비는 호텔 업계와 정면 대결하지 않았다. 그들은 '공유경제'라는 새 게임을 만들었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회사와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기술이라는 다른 전장을 선택했다.


/약자가 이기려면 강자의 게임을 거부해야 한다./ 규칙을 바꾸거나, 전장을 옮기거나, 아예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거나.


#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그렇다면 실전에서는? 드러커가 말한 전략적 사고의 핵심은 이거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먼저 결정하라." 약자는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선택과 집중이 생존을 결정한다.


장의는 초나라 전체를 무너뜨리려 하지 않았다. 그는 단 하나, 제나라와의 동맹만 깼다. 그것이 전쟁의 승패를 바꿨다.


스타트업도 같다. 경쟁사가 100개 기능을 갖췄다면, 당신은 단 하나의 킬러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 경쟁사가 전국 시장을 노린다면, 당신은 특정 니치에서 독점해야 한다. /전략이란 무엇을 포기할지 아는 것이다./


장의는 600리 땅을 포기하고 동맹 파기를 선택했다. 그 선택이 진나라를 천하통일로 이끌었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이를 '손실 회피 편향'으로 설명한다. 사람들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 초 회왕은 600리를 얻으려다 모든 것을 잃었다. 반대로 장의는 6리를 주고 천하를 얻었다.

약자의 전략은 이렇게 작동한다. 작은 것을 주고 큰 것을 취한다. 지금 싸우지 않고 나중에 이긴다. 정면이 아니라 측면을 공략한다.


# 내일 실천할 3가지


1) 포기 리스트를 작성하라: 다음 3개월간 절대 하지 않을 사업 영역 3가지를 명확히 정하라. 선택이 아니라 포기가 전략의 시작이다.


2) 경쟁 구도를 재정의하라: "우리는 누구와 경쟁하는가?"라는 질문에 기존 답변을 버리고 새로운 카테고리를 설정하라. 같은 시장의 2등보다 새 시장의 1등이 되라.


3) 단일 돌파구를 찾아라: 지금 가진 모든 자원을 투입해도 이길 수 있는 단 하나의 전장을 선택하라. 그곳에서 이기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30일 안에 그 결과를 측정하라.


/장의의 혀는 진나라의 70만 대군보다 강했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은 힘이 아니라 전략에 있다. 당신이 약하다면, 지금이 전략적 사고를 시작할 때다. 게임의 규칙을 바꾸지 못하면, 규칙에 갇혀 무너진다.

선택하라. 강자의 게임을 따라할 것인가, 약자의 전략으로 승부할 것인가. 답은 이미 2300년 전, 장의가 보여줬다.


장의.jpg


* 요약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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