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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씻은 공화정의 마지막 밤

by 조우성 변호사

피로 씻은 공화정의 마지막 밤


기원전 44년 3월 14일의 로마는 깊고 어두웠다. 테베레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차가웠고, 원로원의 돌계단은 내일 흘러내릴 피를 예감하듯 서늘하게 식어 있었다. 브루투스는 잠들지 못했다. 그에게 카이사르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으나, 로마라는 더 큰 아버지를 위해 그는 패륜을 선택해야만 했다.


카시우스를 비롯한 60여 명의 공모자들은 어둠 속에서 칼을 갈았다. 그들이 품은 것은 단순한 쇠붙이가 아니라, 무너져가는 공화정을 다시 세우려는 위태로운 신념이었다. 내일이면 폼페이우스 극장에서 세계의 역사가 바뀔 것이었다. 카이사르의 영광은 정점에 달해 있었고, 바로 그 정점이 그의 무덤이 될 예정이었다. 칼날은 예리했고, 의지는 확고했으나, 인간적인 두려움마저 완전히 베어내지는 못했다. 밤은 길었고, 운명의 시간인 '3월의 아이두스'는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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