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95%까지 진행됐던 일이 막판에 어그러졌다.
도저히 어그러질 수 없는 일인데 말이다.
김대표는 쓰린 마음에 그 결과를 두고 복기, 또 복기해보았다. 그래도 선뜻 납득할 만한 뭔가가 잡히지 않았다.
주역은 "때"에 관한 책이다.
여기 예쁜 꽃이 있다.
본인이 생각해도, 다른 이가 봐도 예쁘다.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려하나 이상하게 지고 만다.
왜?
늦가을이 지나 겨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꽃이 때를 거스를 수는 없는 법.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상심한 마음이 조금 잦아든다.
내 잘못이라기보다는 때가 아직 성숙치 못했음이야. 봄을 기다려야 해.
그리고 하나 더.
그 상대가 나의 올바른 짝이 아니었기 때문이리라.
'일' 자체는 문제가 없었는데, 즉 나 스스로는 빠짐없는 준비와 최선의 노련을 다했는데도 일이 얼그러진다면,
“苗而不秀者, 有矣夫, 秀而不實者, 有矣夫”
묘이불수자, 유의부, 수이불실자, 유의부
'싹을 피워도 꽃을 못피울 수 있고, 꽃을 피워도 열매를 맺지 못할 수 있다'
논어에 나오는 이 문구로 마음의 지지대를 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