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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Sep 24. 2015

대립된 주장의 조화 - Creative Option

Creative Option의 예 하나 - 태조의 건원릉


대립된 두가지 주장이 있을 때 이를 절묘하게 결합하는 제3의 대안을 
“Creative Option"이라고 합니다.



위 사진이 바로 태조 이성계가 묻힌 ‘건원릉’입니다.

구리시 소재 동구릉 안에는 태조를 시작으로 아홉 기의 능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특히 태조 이성계의 능은 외견상으로도 카리스마가 넘칩니다.

왜냐하면 다른 능은 ‘미끈한 잔디’로 봉분을 했는데 비해, 이성계의 건원릉은 ‘억센 억새풀’이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러 견해가 있으나 다음의 설이 정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성계는 자신의 두 번째 부인인 강씨(신덕왕후)를 총애했습니다.

그러나 그 총애로 인해 신덕왕후의 둘째 아들인 방석을 세자로 책봉하면서 문제가 불거져 결국 제1, 2차 왕자의 난이 발생하고 방석은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3대 왕으로 오른 태종(이방원)은 (이미 세상을 떠난) 신덕왕후에 대한 대접을 소홀히 했습니다.

이성계는 신덕왕후의 능 옆에 묻히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들어 줄 태종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성계는 이렇게 유언을 남깁니다.


“나를 조상님들이 묻혀 있는 함흥 땅에 묻어다오.”


태종은 이성계 승하 후 고민에 빠집니다.

조선의 창업자인 태조 이성계를 함흥땅에 모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태조와 사이가 안좋았던 것에 마음이 쓰인 태종은,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까지 지키지 않았다는 불효자라는 낙인은 찍히기 싫었던 것입니다.

고민 끝에 내 놓은 묘안이 바로, 

묘자리는 한양 근처에 쓰되, 
무덤을 덮는 봉문은 함흥지방의 흙과 억새로 하기로 한 것입니다.


결국 ‘아버지의 유언’과 ‘그 유언을 현실적으로 따르기 어렵다’는 그 두가지 상반된 입장 속에서 아주 절묘한 창조적인 대안(Creative Option)을 도출한 사례로 평가될 만 합니다.


함흥 억새는 함흥 지방 흙 위에서만 자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벌초도 1년에 딱 한번만 한식 때만 한다고 하는군요. 
억새를 죽이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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