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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Sep 26. 2015

다산 정약용의 지식 정리법

● 인용문     


(蜀) 땅의 아이가 고운 구슬 수천 개를 얻었다. 보고 기뻐서 품에 넣고, 옷자락에 담고, 입에 물고, 두 손에 움켜쥐기도 하여, 동쪽으로 낙양에 가서 팔려고 했다.

막상 길을 떠난 후, 지쳐서 앞섶을 헤치면 품었던 구슬이 떨어지고, 물을 건너다 몸을 숙이면 옷자락에 담았던 것이 흩어졌다. 


기쁜 일을 보고 웃거나 말할 일이 있어 입을 열면 머금고 있던 구슬이 튀어나왔다. 벌이나 전갈, 살모사나 도마뱀처럼 사람을 해치는 물건과 갑작스레 맞닥뜨리면, 그 근심에서 자기를 지키려고 손에 쥐고 있던 구슬을 놓치고 말았다. 


마침내 절반도 못 가서 구슬은 다 없어져 버렸다.

실망해서 돌아와 늙은 장사꾼에게 이 일을 말해 주었다. 장사꾼이 말했다.     


‘아아, 아깝구나! 왜 진작 오지 않았나? 고운 구슬을 나르는 데는 방법이 따로 있단다. 


먼저 좋은 명주로 실을 만들고, 빳빳한 돼지털로 바늘을 만든다. 

푸른 구슬은 꿰어 푸른 꿰미를 만들고, 붉은 것은 꿰어 붉은 꿰미를 만든다. 


감색과 검은색, 자줏빛과 누런빛도 색깔따라 꿰어, 남방의 물소가죽으로 만든 상자에 담는다. 이것이 고운 구슬을 나르는 방법이다. 


이제 네가 비록 만 섬이나 되는 구슬을 얻었다 하더라도 꿰미로 이를 꿰미지 않는다면 어딜 가도 잃어버리지 않을 수가 없을 게다.’     


- 다산선생의 지식경영법(정민 저) -      




● 생각     


정말 무릎을 치게 만드는 탁견(卓見) 아닌가?

지식의 체계적 정리를 이렇게 우화로 잘 표현하다니.

역시 다산 선생이시다.     


나 역시 

자료 정리하고 카테고리로 나누어 분류하고 

수시로 이렇게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이유도 

지식을 체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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