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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Nov 03. 2015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지혜

아카시아와 개미

우리는 자연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목격한다. 경쟁해서 이긴 놈만 살아 남는 약육강식의 세계.

하지만 약한 자들이 뭉쳐서 강력한 자의 공격을 막아내는 기묘한 사례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생물학자들은 케냐 고지대의 아카시아 나무들이 대부분 코끼리 식욕 앞에 고사 상태에 놓인 반면(코끼리들은 아카시아 나무를 아주 좋아한다), 유독 ‘아카시아 드레파놀로비움’ 종만 무성한 이유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했다. 


드레파놀라비움


연구 결과는 뜻밖이었다.


꼬리치레 개미(Crematogaster)들은 위 아카시아 나무에 있는 홈이 파인 뾰족한 끝을 서식지로 삼아 나무의 즙을 먹으며 산다. 그런데 코끼리가 그 아카시아 이파리를 먹으려고 코를 들이밀면 5mg도 안되는 작은 개미들이 오글오글 코끼리의 코 속으로 기어든다, 


코끼리의 코는 예민한 신경조직이 발달해 있는데, 이렇게 개미들이 코를 파고들면 코끼리는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된다. 따라서 코끼리는 ‘아카시아 드레파놀로비움’ 종은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개미들은 이 아카시아 나무를 통해 달콤한 수액과 안락한 보금자리를 얻고 나무는 개미 덕분에 잎과 잔가지를 지키는 셈이다. 그래서 이 아카시아를 '개미나무'라고도 부른다.

꼬리치레 개미(Crematogaster)


연구진은 “개미나무로 불리는 이 아카시아의 서식지가 동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있어 이 지역 생태계의 탄소 활동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아카시아는 환경보호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코끼리에 비해 미미한 존재인 아카시아와 개미가 서로 힘을 합쳐 코끼리에 대항해 영속적인 삶의 터전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자연의 신비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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