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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Nov 08. 2015

방어적인 사람들의 마음 속 빗장을 여는 스토리텔링

2세 경영인으로서 아버지 회사에 CEO로 취임해야 하는 날.

뭔가 임팩트 있는 취임연설을 하고 싶다. 하지만 임직원들은 '흥~ 금수저 물고 나온 주제에...'라며 비아냥거릴 것이 뻔하다.

어떻게 해야할까?


다음은 ‘대화와 협상의 마이더스, 스토리텔링’에 나오는 사례를 조금 변형한 것입니다.


    



스킵은 35세의 2세 경영인.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아 오늘 CEO로서 취임하는 자리. 하지만 임직원들은 못 미더운 눈초리로 스킵을 바라본다. ‘아버지 잘 만나서 덜컥 CEO가 되는 운 좋은 친구’라는 이미지를 떨칠 수가 없었다.


스킵은 취임 연설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했다. 


목표는 임직원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 그리고 자신은 결코 경솔하거나 가볍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스킵은 이야기로 취임 연설을 풀어 낸다.     


"저의 첫 번째 직업은 선박 건조회사에서 전기 배선도 그리는 일이었습니다. 정확성이 생명이었지요. 


25세의 나이에 이미 학사학위를 두개나 딴 저는 늘 선박 속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솔직히 자만에 차, 배선도 설계에 약간 부주의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이른 새벽에 시간당 6달러짜리 일꾼이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 배선도 정확하게 그린 거 맞나요?' 


저는 정말 황당하고 불쾌했습니다.

당연히 맞다고 큰소리로 알려줬지요. 


그런데 그 후 다시 전화가 왔고 저는 화난 목소리로 다시 답했습니다. 

결국에는 작업반장이 전화를 걸어와 하는 수 없이 침대를 박차고 현장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잘못이 발견된 것입니다. 왼손잡이인 제가 우현과 좌현을 바꿔 그렸던 것입니다. 

자칫 잘못했으면 몇 백만 달러의 손해를 볼 수가 있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배선도


그 일꾼이 너무 늦기 전에 실수를 바라 잡아 준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때 잘못 그린 배선도를 아직도 책상 앞에 놓아둡니다. 

교만하지 않겠다는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서 스킵은 낡은 배선도를 임직원들에게 들어 보인다. 임직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친다.     


스킵은 물론 직설화법으로 “전 여러분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겸허한 자세로 일하겠습니다.”라고 말 할 수도 있었겠지만 훨씬 부드러운 방법으로 설득력 있게 취임연설을 마칠 수 있었다.     


스토리텔링의 강점은 이처럼 상대를 강압하지 않고 부드럽게 마음의 빗장을 열 수 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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