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회장은 계열사 임원 급여 명목으로 38억 원 빼돌리고, 사택 관리인력을 계열사 직원으로 등재한 뒤 급여라며 20억원을 빼돌리는 등 모두 226억원을 횡령하고 74억원을 유용한 혐의(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구속되기 직전 담 회장은 개인 재산으로 160억 원 변제
1심 판결문 중 일부
"(1) 투명하고 합법적인 기업경영을 하여야 할 무거운 사회적·법적 책임을 도외시하고 계열사 기업들을 사유물 취급하여 사익 추구에 사용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횡령·배임액이 285억원 정도에 이를 정도로 큰 금액인 점 등을 보태 죄절이 매우 불량하다 아니할 수 없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건강성과 자정능력, 법치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훼손하였다는 측면에서도 엄벌이 불가피하다.
(2) 담 회장이 지위와 부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외시장 개척을 추구하거나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논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 보인다."
2심 판결문 중 일부
"계열사 관련 범행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00 전 사장 등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액을 모두 갚은 점, 향후 윤리경영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다짐을 하고 있는 등 개전의 정이 있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
위장 계열사나 서류상의 회사를 이용해 위장계열사 임원에게 월급이나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 비자금 마련
청소 · 주방 담당 등 자택 관리인력을 계열사 직원처럼 꾸며 20억 여 원의 관리비도 회삿돈으로 지급
계열사의 서울사무소 명목으로 지은 건물을 딸의 사진 스튜디오로 전용
계열사 자금으로 신축한 건물을 자신과 가족의 별채 용도로 마음대로 사용
계열사 돈으로 ‘포르쉐 카레라’,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벤츠 CL500’ 등 고급 외제차를 리스해 자녀 통학 등 개인 용도로 사용
2003년부터 2009년까지 55억 원 짜리 프란츠 클라인의 작품(페인팅 11) 등 해외 유명작가의 미술품 10점을 계열사 법인자금 140억 원으로 구입해 자택에 걸어 두는 방식으로 회사 돈 140억원을 횡령한 혐의
기업 총수가 회사 자금으로 산 그림을 집에 걸어둔 행위를 횡령죄로 처벌한 건 처음임.
재판부는 “회사 임원이 법인 자금으로 고가 미술품을 구입해 집에 둔 것을 횡령으로 인정하려면 개인 소유품처럼 소장하려는 의사가 있었어야 한다”며 “따라서 미술품 구입의 주목적, 구입 시 법인의 의사결정 과정, 미술품을 개인적으로 설치·보관한 기간, 구입 이후 미술품 관리 상황 등을 따져 횡령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의 경우 미술품 구입 당시부터 담 회장의 부인(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이 자택에 잘 어울리는 것으로 골라 길게는 7년까지 집에 뒀다”며 “꼭 그림을 자택에 걸 사정도 없었고 세무조사 때는 회사 연수원으로 그림을 옮기는 등 위법성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횡령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폴 세잔(Paul Cezanne·프랑스 화가)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The Card Players·1893년 작)’은 2011년에 2억5000만 달러(약 2850억 원)에 팔렸음. 잭슨 폴락(Jackson Pollack·미국 화가)의 ‘넘버 5(No.5·1945년 작)’는 2006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억4000만 달러(약 1575억원)에 팔렸음. 2000억 원의 재산을 손에 들고 다닐 수는 없지만 그림은 핸들링이 쉬움.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100억짜리 물건은 미술품뿐이라는 평가가 있음.
미술품 거래는 100% 현금으로 이뤄짐. 컬렉터와 화상이 현금을 주고받고 물건만 양수하면 끝. 주식은 계좌에 자금이 흘러들어간 내역, 사고 판 내역이 남으며, 부동산은 등기부등본상에 명의자가 있고 거래 내역이 드러나지만 미술품은 흔적을 없앨 수 있음. 김모씨가 샀다고 해서 그림 뒤에 ‘김모씨 소유’라고 써 있지도 않음. 미술품은 세금을 회피하기 쉽고, 명화는 사는 순간부터 계속 오름. 경기에 따라 다소 들쑥날쑥할 수는 있지만 다른 품목에 비하면 둔감. 보석은 사는 순간에 값이 절반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그림은 오히려 사는 순간부터 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