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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Nov 26. 2015

관계의 마지막이 중요한 이유

직원과의 마지막 관계 정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화가 난 직원이 회사나 CEO를 상대로 공격하는 예가 종종 있다. 

CEO는 이렇게 항변한다.


'비록 마지막 순간에는 좀 야멸차게 했지만, 그 동안 내가 그 친구에게 해 준 게 얼만데요? 그 동안 잘 해 준 건 아무 의미가 없는 겁니까?'


이런 말이 있다. 

"잔인하게도 인간은 백 번 잘해줘도 한 번 안 좋았던 상황을 기억한다."


참으로 야속하고 무정한 인간의 심리를 설명한 말인데, 사실 이 말에는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뇌과학에 바탕을 둔 과학적 사실이 숨겨져 있다. 




인간은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불안하고 위험한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도록 진화해 왔다. 위험하고 불쾌한 기억들은 뇌의 변연계(Limbic System)를 자극해서 하나의 기록으로 남게 되고, 이 기록은 기억 속에 존재하면서 또 다른 위험 상황을 재빨리 대처하게 해 준다. 나쁜 기억을 오래 간직하는 것은 이처럼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쁜 기억을 더 오래 간직하는 모습을 보며
'인간이 어찌 저러냐'고 섭섭해 할 것이 아니라,
'인간은 원래 그렇게 진화해 와서 어쩔 수 없다'는 점을
쿨하게 인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인연이 시작되는 단계에서는 다소 실수가 있어도 앞으로 그 잘못을 보완할 기회가 있지만 인연을 끝낼 때에는 잘못을 보완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마지막에 남은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게 된다. 


CEO나 조직의 리더가 조직원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할 때는 관계를 시작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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