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드디어 우리 축구팀이 강호 스페인과 월드컵 16강 티켓을 놓고 일대 결전을 벌입니다. 객관적인 실력은 분명 차이가 나지만 ‘공은 둥글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 승리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 뉴스 앵커의 멘트
이 말은 왕년 독일 축구의 전설, 제프 헤르베르거(Sepp Herberger ;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독일의 첫 우승을 이뤄낸 명장)가 남긴 축구계의 명언이다.
축구 경기의 예측불가능성을 나타내는 말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축구공은 둥글다.
공이 둥글기 때문에 실력 있는 선수는 능수능란하게 전후좌우로 드리블할 수 있다.
공이 둥글기 때문에 어떤 지점을 어떻게 차느냐에 따라 정확하게 그 방향으로 움직여 간다.
따라서 적절한 힘과 방향성을 갖춰 킥을 하면 경기장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한 번에 공을 보낼 수 있다. 뛰어난 킥력을 가진 선수는 이렇듯 단 한 번의 킥으로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공이 사각형이라면 마음먹은 대로 자유롭게 다루기 어렵겠지만(운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공이 둥글기 때문에 결과는 요행보다 실력에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세상만사 중에 실력에 수렴하지 않는 분야가 있을까?
'운'도 중요하지만 '운' 역시 실력이 바탕되었을 때 효과가 있는 법.
실력은 없는데 '운'이 주어진다고 제대로 이뤄내고 제대로 지켜낼 수 있을까?
공은 둥글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공이 둥글기 때문에
실력 있는 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숨겨진 진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어설픈 기대고문만큼 잔인한 것은 없는 법.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며 헛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필요다.
로또 당첨만을 기다리는 삶은 얼마나 허망한가.
- ‘공은 둥글다’는 말에 어설프게 위로받으려 하지 말자.
- 공이 둥글기 때문에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요행이 아니라 실력이다.
- 실력이 없는데 찾아온 운은 내 곁을 스쳐지나갈 뿐이다.
- ‘공은 둥글다’는 말은 실력자들이 엄살을 떨며 내뱉는 배려성 멘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