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 오만, 교만, 독선......

by 김준식

Air - Johann Sebastian Bach


벚꽃 잎들이 하염없이 흩날리면서 봄은 그렇게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는 모양이다. 오후 그 정밀한 순간 이 음악이 떠올랐다. 벚꽃 한 잎이 공기를 가로지르며 지상으로 내려오는 그 광경을 나는,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물화의 순간이다. 物化에서 화(化)는 글자의 의미를 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화(化)는 인(人)과 비(匕)가 합쳐진 글자이다. 이는 바로선 사람(人)과 거꾸로 된 사람(匕)을 의미하는데, 사람이 바로 서 있다가 거꾸로 되는 것을 화(化)로 본다. 무엇이 되는 것, 모양이 바뀌는 것, 사람이 거꾸로 되는 것, 극단적으로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장자』에서 화(化)가 죽음을 뜻하는 부분이 있다. 이런 의미에서 무엇이 된다는 것, 변화한다는 것은 죽음과 같은 문턱을 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스스로 독선에 빠지는 느낌이다. 그 이유는 오만함이다. 오만의 다른 모습은 자만이다. 오만과 이웃하는 것이 교만이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마음을 경계하였다.


사만(四慢): 네 가지 자만(自慢)하는 것을 말함인데, 만(慢)은 산스크리트어 māna의 의역이다. māna란 자부심, 불손, 독단 등을 말하는데 한자로도 그 뜻이 충분히 풀이된다. 즉, 慢은 마음 심(心)과 멀 만(曼)으로 되어 있고, 다시 멀 만(曼)은 가로 왈(曰)과 무릅쓸 모(冒)와 또 우(又)로 되어있다. 그 뜻을 새겨보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계속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라 해석된다. 좀 더 의역해보면 자신의 잘 못을 보고도 스스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 사만은 다음과 같다.


먼저 비하만(卑下慢)이다. 남보다 자신이 훨씬 못한 데도 자신은 약간 못하거나 못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마음이다.


두 번째는 사만(邪慢)이다. 자신은 아무 덕이 없는 사람이 스스로 덕이 있다고 생각하는 교만한 마음이다.


세 번째는 증상만(增上慢)이다. 최상의 깨달음을 얻지 못하였는데도 자신이 이미 얻은 것처럼 교만하게 우쭐대는 일이다.


네 번째는 아만(我慢)이다. 스스로를 매우 높여서 잘난 체하고 동시에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이다.


비슷한 말로는 자만(自慢) 거만(倨慢) 오만(傲慢)등이 모두 이것과 관계가 있는 말인 것 같다.


돌아보니 내가 이 사만에 사로잡혀있는지도 모르겠다. 반성이 된다. 늘 돌아볼 일이다. 오늘 밤에는 차 한잔 조용히 마시며 나 자신과 마주 앉았다.


Air는 바흐(J.S.Bach)의 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Orchestral Suite No. 3 in D major, BWV 1068)의 두 번째 곡이다. 관현악 모음곡 3번은 1곡 서곡(Overture), 2곡 아리아(Air), 3곡 가보트(Gavotte), 4곡 부레(Bourree), 5곡 지그(Gigue)로 구성되어 있다. 원곡보다도 빌헬미(August Wilhelmj)가 바이올린의 G현만으로 연주할 수 있게 편곡한 G선상의 아리아(Air on the G String)라는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더 유명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rrVDATvU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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