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성 없는 정치는 공허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연설을 듣지 않았지만 연설의 톤은 분명하게 기억한다. 무엇인가에 쫓기는 느낌, 혹은 무엇인가를 강변하고자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4년 동안 혹은 지난 1년동안 이 정부가 해 온 과업이 이러하다는 내용의 이야기는 국정홍보처라는 기구를 통해 아니면 다른 홍보자료를 통해 충분히 알릴 수 있다. 그 내용을 집권 4주년 기념 연설에서 회사나 기관의 성과보고회장 발표자처럼 대통령이 발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은 단순히 공화국의 행정부 수반이라는 위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땅의 대통령은, 국가의 대표자이자 인민의 대표자이다. 그런 위치에서 우리는 대통령의 연설을 기대했다. 정치적으로는 당당하고 강건한 입장과 의지, 그리고 분단국가의 수장으로서 자주적인 통일정책, 팬데믹으로 상처 받은 국민들에게는 따뜻한 위로, 그리고 성찰과 철학이 담긴 임기 말까지의 비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오늘, 대통령의 연설은 그러하지 못했다. 이것은 청와대 내부에 있는 비서관들의 무능 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모시고 있는 대통령의 연설을 이렇게 밖에 연출하지 못하는 청와대 비서관들의 역량과 감각이 참으로 답답하다. 그들이 비록 매우 탁월한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늘처럼 이렇게 연출된, 진심 없는 나열식 성과보고 연설에 감동할 국민은 이제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