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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a fool to want you

Billie Holiday, 그리고 지금.

by 김준식

1.

인종적 편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특히 흑인에 대한 편견은 타 인종에 대한 그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하지만 그 편견을 조금 걷어 내고 그들을 보면 오히려 그들은 다른 인종에게는 찾아 볼 수 없는 뛰어난 면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 할 수 있다.


Jazz는 흑인 음악이 베이스가 된 음악 장르다. 물론 미국이라는 거대 문화 권력이 이 음악을 세계적인 것으로 만든 것에 대한 불편함은 없지 않으나, 음악 자체만으로 놓고 본다면 훌륭한 음악 장르임에 분명하다.


20세기 초, 미국의 대 공황 시기에는 뛰어난 여류 Jazz가수들이 많았다. 그 중 빌리 홀리데이라는 가수도 있었다. 그녀의 삶은 비극적이었으며 인종차별로 얼룩진 것이었으나 그녀의 음악은 시대와 공간을 넘어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준다.


엘라 피츠제럴드처럼 거구에서 나오는 미성이나 가창력을 보여 주지는 않지만, 그녀의 노래는 폐부를 파고드는 무언가가 있다. 살아 온 날들이 비극적이었으므로 노래도 매우 비극적 멜로디가 압도적이지만 비극적이란 말로는 다 표현해낼 수 없는 기막힌 느낌이 그녀의 노래 밑으로 흐른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가 20대 초반이었고 그 뒤 거의 30년 가까이 가끔씩 이 노래를 듣고 있지만 아직도 그 기막힌 느낌을 문자화할 수 없는 것은 나의 능력 부족이겠지만 오히려 문자화 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깊어지는 겨울, 희미한 햇살 아래“I am a fool to want you” 을 들어보라. 그리고 그 기막힘을 경험해보자!



2.

제목처럼 새누리당 종자들에게 탄핵을 원했던 내가 너무나 어리석다.


http://www.youtube.com/watch?v=Xs9P-pfqF6Y



3.

2016년 12월 1일 해거름 , 교무실 한 켠에 언제나 슬픈 표정을 지은 채 움직이지 않는 흙으로 된 오리 한 마리가 있다. 살아 있는 생명체도 아니고, 또 크기도 아주 작아 눈에 쉽게 띄지는 않지만 그 보다는 요즘 우리가 사는 것이 만만치 않아 자주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흙으로 만든 오리는 무생물이기에 항상 그 자리에서 있고, 그것이 나에게는 조용히 제 일을 다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등에는 풍란 한 송이와 마른 이끼 한 줌을 늘 지고 있다. 오늘 문득, 밖으로 데리고 나와 바깥바람도 쐬게 하고 마지막 국화 옆에서 사진도 한 컷 박아주었다. 그 동안 오리를 보며 가졌던 미안함에 대한 용서를 구했다. 그 마음을 글로 옮긴다.


怊匹(초목) 슬픈오리


年中不動勢 (년중부동세)일년 내내 그렇게 있구나!

背重負燥苔 (배중부조태)무겁고 마른 이끼를 등에 졌네,

居然不平易 (거연불평역)사는것이 만만치 않으니,

無頻聛擔罪 (무빈비담죄)자주 관심 두지 않아 죄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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