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중학교 철학수업(40)

by 김준식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1. 사회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살펴보는 ‘성선설’과 ‘성악설’ 그리고 ‘인간본성’


어떻게 사회가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들은(물론 당연히 가설이지만) 매우 많고 또 논리도 다양하다. 하지만 그 출발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사회의 구성원인 사람이다. 그 사람들의 품성에 따라 사회 구성의 방향이 선택되며 발전의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 본성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물론 동, 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 뒤에는 ‘교육’이라는 주제가 따라 붙는데 여기에서는 교육은 조금만 이야기하고 본성에 따른 사회 구성에 대해 알아보자.


1) 인간 본성론

‘인간 본성’(줄여서 ‘인성’으로 표기)이란, 생리적 욕구나 환경적 자극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의 결정요인으로 간주되는 지속적인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인성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이면서 가장 근본적인 인간의 속성으로서 경험적 생활환경을 통해서 쉽게 변하지 않고, 인간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것을 ‘중심 인성’이라고 부른다.


그 다음, 후천적 경험적으로 형성되는 측면으로서 개인과 개인이 구별되는 차이 정도의 ‘주변적 인성’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중심 인성’과 ‘주변적 인성’은 실제로 확연히 구별되는 것은 아니며, 인간 행동이 언제나 그렇듯이 이 두 개의 인성이 항상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둘은 ‘선천적’ 혹은 ‘후천적’처럼 대비되는 단절적인 관계가 아니라, ‘중심 인성’이 강하다, 또는 ‘주변적 인성’이 좀 더 강하다’의 정도로 파악되어야 한다. 여기서 ‘중심 인성’은 주로 철학의 문제로서 많이 다루어지고, ‘주변적 인성’은 사회문화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면이 강하므로 사회학적 문제와 많이 연관되어 다루어진다. 사회 구성의 방향이나 원동력의 바탕으로서 작용하는 것 역시 ‘중심 인성’의 측면이다.


2) 성선설과 성악설


이미 말한 것처럼 철학적 논의의 대상이 되는 ‘중심 인성’에 대하여 아주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성선설, 즉 ‘중심 인성’이 가지는 최초의 모습은 선한 것으로 파악하는 입장이 있고 반대의 ‘성악설’이 있다. 먼저 성선설에 대한 서양과 동양의 입장을 알아보자.


- 서양의 성선설과 성악설

서양에서는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또는 ‘악한가’에 대한 생각보다는 인간이란 이성적인 존재인가? 아니면 감각적인 존재인가? 에 대한 의문이 강하였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서양철학에서의 성선설에 대한 정리는 동양철학에서의 그것처럼 체계적이지 않다. 따라서 서양철학에서 성선설을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인 플라톤과 루소에 대하여 그 성선설의 이론 보다는 성선설의 입장에서 이야기한 플라톤, 루소의 구체적인 교육내용과 방법, 그리고 교사의 역할을 살펴봄으로써 이들이 생각한 성선설의 의미를 파악해 보도록 하자.


먼저 플라톤[1]은 이상주의(idealism) 교육을 주장하였다. 이상주의’란 ‘어떤 궁극적 목적 또는 가치의 실현을 위하여 끝까지 노력한다는 정신 태도’를 말한다. 인간의 감각기관은 사물의 겉모습만 부정확하게 반영한 것으로, 현상계의 사물(우리가 감각기관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이데아’[2]의 불완전한 묘사이므로 사유와 배움을 통하여 모든 영역에서 감각기관으로는 쉽게 발견 할 수 이데아들을 파악하고 그러한 이데아로부터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와 우리의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 곧 교육이라고 말한다.


플라톤의 이상주의 교육이란 학습자에게 선의 이데아를 일깨워주는 과정으로, 학습자가 감각적이고 물질적 세계로부터 이데아 세계를 발견하기 위해 나가게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따라서 이상주의 교육에서 교수법은 학습자에게 이미 이데아가 내재되어 있다는 가정 하에 그것을 일깨워 주고 진리를 회상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인 회상법, 대화법, 산파술이 이용된다. 따라서 교사는 지적․도덕적 측면에서 모범이 되어야 하며 진리 탐구를 위한 안내자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러한 이상주의에서의 교육과정에서는 역사, 문학, 순수수학, 언어, 철학, 신학, 고전중심의 인문교양교육이 강조하게 된다.


서양에서 성악설을 주장한 것은 기독교이다. 즉 기독교에서는 원죄설을 바탕으로 성악설을 주장하며 교육이란 미덕이나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악덕으로부터, 정신을 과오로부터 지키는 것이라 한다. 이에 따라 기독교에서는 소극적 교육이 아닌 적극적 교육이 중시된다.


[1] 플라톤(영어로는 Plato, 즉 플레이토우 라고 불린다.) 기원전 5세기에서 4세기 사람이다. 플라톤은 파이돈(플라톤의 책 이름이자 플라톤의 스승 소크라테스 제자 이름이다.)부터 스승 소크라테스의 사상에서 독립하여 이데아론이라고 불리는 독자적인 학설을 제창하였다.


[2] 이데아: 이상주의의 영어 idealism은 idea(관념, 이념)의 또 다른 명사형 ideal(이상)과 ism(주의)이 더해진 개념으로 궁극적으로 실재하는 것을 ‘정신’, ‘관념’, ‘영혼’으로 파악하고 이데아(Idea)만이 참다운 실재이다. 여기서 이데아는 가장 완전한 형상이며 모든 현상 뒤에 있는 ‘본체(본질)’라고 한다. 곧 이데아의 세계는 영원 불변하며 우리의 감각에 비쳐지는 현상 세계는 생성, 변화하는 것으로 참다운 실재가 아니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