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대선의 계절이다. 마치 중국 후한 말 혼란 시기에 황건적을 토벌하고 백성을 구하겠다며 각지에서 군웅이 할거하던 시절처럼 대한민국 대통령을 해 보겠다고 나선 정치꾼들이 여야를 합쳐 20명을 족히 넘는다. 대한민국 변두리 시골 중학교에서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는 한 사람으로 지금의 대선 국면을 논할 처지는 아니지만 ‘교육’ 현장에 있는 한 사람으로 조금은 답답하고 우울한 기분으로 2021년 지금을 보는 기분에 대하여 이야기해 본다.
대통령이 하는 일은 우리 헌법에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주요 권한 중(66조 ~85조)에 교육에 대한 조문은 현행 헌법에서 발견할 수 없다. 물론 66조 4항에 따라 행정부 수반으로서 권한 중에 묵시적으로 교육에 대한 영향력은 있을 것이지만 대통령 선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에도 교육이라는 단어가 없는 것을 보면 교육은 최소한 헌법적 상황에서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러니,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교육에 대한 생각이 있을 리 만무하다. 대부분 먹고사는 문제와 이념 문제, 그리고 장삼이사들의 관심거리들에 집중한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실제로도 교육과는 제법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은 정치적으로 분명 변두리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 이념 문제, 심지어 장삼이사들이 관심을 가지는 그 모든 것의 바탕은 교육이다. 자칫 훈련과 교육의 개념이 혼동될 수 있지만, 훈련은 그 대상이 사람에게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동물이나 심지어 기계도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은 사람만을 위한 것이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의 여러 가지 문제를 이해하고 습득하며 발전시키고 조절하는 그 모든 것의 바탕에 교육에 있음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나라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이 교육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단 한마디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다만 슬프다.
그래서,
이렇게 된 이유를 생각해본다. 정치적으로 변두리의 문제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왜 교육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그것을 중심의 문제로 가져오지 않는가? 몇 가지 원인 중에 이런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교육 문제는 그 성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사람을 키우는 일은 10년, 20년이 되어야 그 성과를 알 수 있는 일이다. 그 기다림을 정치공학으로 계산해내지 못한다.(표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면,
여전히 교육은 변두리의 문제로 남아있어야 하는가? 그것은 분명 아니다. 가장 우선하는 문제는 아니더라도 그다음의 문제는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10년, 20년만 유지될 것이 아니라면 교육 문제는 헌법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100년 200년 그리고 영원히 이 땅에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사는 이상 교육은 늘 현실이자 미래이며 정치, 경제, 문화의 바탕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하여,
정치 현실에 그 어떤 영향력도 없는 그저 시골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내가,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이 현실을 보는 마음은 한 없이 착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