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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가결

탄핵 가결에 따르는 결의

by 김준식

탄핵이 가결되었다. 일단은 기쁘다. 그리고 걱정이 된다. 탄핵 후 여전히 그 미친 여자의 행동에서부터 대오를 정렬하지 못하는 야당과 여전히 이 부정과 부패의 정권에 고개를 조아리는 56명의 여당 국회의원들을 생각하니 분노가 다시 차 오른다.



탄핵 가결의 핵심은 현직 대통령이 지은 여러 가지의 범죄행위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표현이다. 거기에는 그 어떤 정치적 이념적 고려가 개입되어 있지 않고 단지 범죄자인 대통령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한 시작일뿐이다. 법은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되는데 해방 이후 이 나라에서 법은 최소한 힘 있는 자들이 힘없는 자들을 지배하는 도구로 쓰인 것이 사실이다. 그 내부적 사정으로는 친일이 청산되지 못하였고, 그 후유증은 극단적인 우익의 득세였다. 이러한 이념으로 포장된 반민족, 반자주 세력들은 정치권력과 야합하여 오늘날까지 겉모습을 바꿔가며 존속하고 있는 것이다.



탄핵 가결은 마치 물 위에 드러난 백조처럼 우아한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그 우아함이란 현실 밑에는 역시 백조의 바쁜 물갈퀴질처럼 바쁜 일정과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그 일정을 남겨놓은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그리고 탄핵심판, 탄핵심판이 용인될 경우 뒤 따르게 될 조기 대통령 선거 등이 그것이다. 국정조사와 특검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수많은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대통령의 추악한 범죄행위를 특정하는 데 있다. 극단적인 박정희 주의자들이 주장하는 혐의만 있고 증명되지 않았다는 말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범죄 혐의의 입증이 헌재의 심판과 더불어 국정조사와 특검이 해야 할 일이다.



헌재의 용인이 결정되고 다가 올 대통령 선거는 해방 이후 정말 끈질기게 달라붙어 우리를 핍박하고 이 나라를 좀 먹는 친일과 반 자주, 반 통일 세력을 끝낼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임에 분명하다. 친일 부역자들은 해방된 조국에서 그들의 죄과를 감추고 살아남기 위해 친미를 낳았고 또 극단적인 우익이라는 변종을 낳았다. 극단적인 우익은 다시 반 자주, 반 통일 세력을 양산하고 마침내 자본이라는 괴물과 야합하여 지금의 기이한 일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들이 국부라고받드는 이승만과 거의 신격화로 치닫는 박정희는 바로 이런 기형과 괴물들이 뒤섞여 만든 허상이다. 단적인 예로 해방 당시 북한에 거주하던 지주 계층들이 남하하여 만든 서북청년단은 이승만의 개가 되어 온갖 잔학한 일들을 자행하였고(4.3, 김구 암살 등등) 마침내 그들은 지난 2014년 이제 내놓고 서울시에서 재 창립대회를 가졌으며 이번 촛불민심을 계엄선포로 대응해야 된다는 광기 어린 극우 집단이다. 이들을 이제는 합법적으로 끝낼 수 있는 대통령이 우리는 필요하다. 다시는 이 땅에서 친일 부역자와 그 아류들이 자본과 권력의 힘으로 이 땅의 민중들을 핍박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만한다. 우리는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이제 잡으려 하고 있다. 아니 잡아야 하고 또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200만이 넘는 촛불의 의미이고 이 나라 민중의 마음일 것이다.



여전히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하여 다시 대오를 정비하고, 두 눈을 부릅떠야 한다. 저들은 온갖 잔꾀를 부리며 이 상황을 저들에게 유리하게 만들려 노력할 것이다. 지금까지 저들이 누려온 압제와 부패의 달콤함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저들은 무슨 짓이든 하려 할 것이다. 거짓으로 우리에게 합종연횡을 제안할 수도 있고, 어쩌면 짐짓 약한 모습으로 우리를 현혹시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이 모든 것으로부터 우리는, 우리의 미래와 우리 자손들의 미래를 위하여 저들을 역사에서 지워야 한다. 그 당위가 우리에게 있고 그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몹시 흥분되고 몹시 걱정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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