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雨中見望意 큰 비 중에 물끄러미 바람 봄.
空庭漫驟雨 (공정만취우) 빈 뜰에 거센 비 질펀한데,
獨坐無來信*(독좌무래신) 소식 없이 홀로 앉아있네.
珍景屋水間 (진경옥수간) 아름다운 풍경은 낙숫물 사이사이,
彼涷無意止 (피동무의지) 저 소나기 멈출 생각 없으니.
2021년 8월 22일 오후. 늘 감동적인 사진을 촬영하시는 거창에 계시는 오정식 교감 선생님의 사진을 페이스 북에서 보았다. 글을 쓰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망설임없이 귀한 사진을 보내주신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지만 내 글이 사진의 깊이를 해칠까 늘 두렵기만 하다.
조선 연산군에서 선조 연간의 문신이었던 신권을 향사한 구연서원이 거창 위천에 있는데 거기 정자가 관수루, 즉 물을 보는 누각이다. 오정식 교감 선생님께서 관수루에서 비 오는 풍경을 절묘하게 촬영하신 장면에 졸시를 놓는다.
* 서거정의 시 ‘獨坐’에서 차운함. 德, 功, 言을 겸비했다고 평가되는 서거정. 조선시대에 서거정만큼 영화로운 삶을 산 지식인은 드물 것이다. 그는 여섯 왕을 섬겨 45년 간 조정에 있었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