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夕
晦滿月次繫故讌 (회만월차계고연) 그믐에서 보름까지 달마다 이야기 있고,
乍間生滅共持事 (사간생멸공지사) 죽고 사는 잠깐 동안 누구나 사연이 있다네.
月光無聲淸徵寥*(월광무성청치요) 소리 없는 달빛은 소리 높아 쓸쓸하니,
姮娥已久遠虛堂*(항아이구원허당) 항아는 이미 오래전에 집을 비운 듯.
2021년 9월 23일 오전. 추석을 보내고 다시 일터로 돌아왔다. 오늘은 추분이자 올해가 정확하게 백일 남은 날이다. 추석 연휴 동안 날씨가 고르지 않아 달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 다행히 추석 전날 달을 보고 사진을 찍어 2021년 추석을 기념했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달은, 천체의 일부분을 넘어 매우 관념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하여 달이 차고 이우는 동안 달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다양하게 묘사되고 또 풀이된다. 단순한 자연현상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의미부여를 하는 일은 참 드문 일이다.
* 淸徵(청치): 徵(징)을 음률로 표현할 때는 치로 읽는다. '청치'는 중간 음역의 '치'보다 한 옥타브 높은 '치'로서 '치'는 서양 음계의 '솔'에 해당한다. 韓非子(한비자) 十過(십과, 열 가지 잘못)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晉(진 – 춘추 5패의 진)의 ‘평공’(진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한 왕 – 망국지음의 주인공)이 ‘施夷臺(시이대)’에서 술을 마시며 음악을 듣는데 악관 ‘師曠(사광)’이 음악을 연주하자 ‘평공’이 물었다. “이것이 이른바 무슨 곡조인가?” 하였다. 사광이 “이것이 이른바 ‘淸商調’(청상조 – 상은 서양 음조로 레인데 청상이니 한 옥타브 높은 레이다.)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평공'이 “청상조가 본디 가장 슬픈 音調인가?”라고 물었다. 사광이 “淸徵調(청치조)만 못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평공'이 “청치조를 들을 수 있겠는가?”라고 요청하니,
'사광'이 “안 됩니다. 옛날 '청치조'를 들은 사람은 德義가 있는 임금이었습니다. 임금께서는 아직 덕이 얕으시니 들으실 수 없습니다.” 그러자 '평공'이 말하기를 내가 음악을 좋아하니 원컨데 시험 삼아 들려주시게 하였다.
* 姮娥(항아): '항아'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다. '嫦娥(상아)'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전한 시대 '항아'의 '姮(항)'자가 文帝의 이름인 '恒(항)'자와 발음이 같아 '피휘(황제 이름을 피하여)'하여 '嫦(상)'자로 쓰게 되었기 때문이다. 달의 궁전에서 지낸다 하여 '月宮姮娥(월궁항아)'라고도 부른다. 중국 전설에 따르면 '항아'는 高辛氏(고신씨 – 삼황오제 중 한 명)의 딸이다. 도교적 전통에 따르면 중추절에는 항아에게 제를 올린다. 중국이 얼마 전에 쏘아 올린 달 탐사선 이름이기도 하다.(창어, 달 탐사 로봇의 이름은 玉兎(옥토) – 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