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威라는 말의 뉘앙스가 그렇게 상쾌하지는 않다. 사전적 의미는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또는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으로 풀이된다.
두 가지 뜻이 절묘하게 합쳐진 권위, 즉 “통솔에 따르게 하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 교사에게 적용될 수 있는 권위일 것이다. 다만 교사의 권위는 스스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부여하여야만 발생하는 한계가 있다. 교사가 아무리 권위로 무장하여도 아이들이 인정하지 않는 권위는 아이들에게 그저 ‘권력’으로 작용할 뿐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선결요건은 같이 생활하는 것, 즉 지금의 비대면 상황에서는 이런 유대 관계 형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교사의 권위는 학교 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는데 권위의 최 상위에 존재하는 ‘존경’에서부터 최하위에 있는 ‘복종’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학교 안에서 교사 학생의 관계는 학교 생활 전 과정을 통해 형성되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수업장면이다. 그 외에도 담임교사와의 학급 활동, 상담 활동 등에서 관계가 설정되고 강화된다. 설정의 문제는 正과 負, 모두를 포함하는데 처음 설정에 따라 강화가 유인되기 때문에 초기 설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고등학교에 오래 근무해 온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보면 아이들은 그들의 학습능력이나 수준과는 무관하게 수업 장면에서 교사의 전문성과 수업 기술, 그리고 수업 장악력(통솔의 뉘앙스가 포함된)을 아주 빠르게(학기 초에 거의 완료된다.) 잡아내는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기에 이 부분에서 설정이 잘못되면 그것을 수정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학교생활 기간(고등학교에 진학하기까지의 약 10년)의 경험으로 이러한 판단을 하는데, 놀라운 것은 아이들 대부분의 의견이 비슷하게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담임교사와의 관계나 상담, 그리고 수업 외에서 만나는 교사들과의 관계에서 아이들은 개별 교사의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태도와 다른 사람들(친구, 다른 교사)의 평판에 의존하여 권위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오류가 있다. 하지만 오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교사에게 부여된 권위는 아이들이나 교사 모두에게 학교 생활을 유지하는데 매우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오류를 수정하거나 유지하는 것은 아이들 몫이지만 그 動因은 역시 교사에게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학교에 2년 동안 근무하면서 나의 이런 생각은 중학교에도 비교적 큰 무리 없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수업 장면에서 아이들이 교사에게 부여한 권위의 영향력은, 오히려 고등학교 아이들보다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느꼈다. 어쩌면 초등학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코로나 국면에서 교사들은 비 대면 수업으로 아이들과 유대를 쌓지 못하고 있고 이것은 아이들이 당연히 부여해야 할 교사에 대한 권위가 수업 장면에서 사라지거나 약해져 버렸다. 아이들에게 교사의 선한 영향력과 좋은 방향으로 통솔할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약화된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초중고 아이들의 학교 생활이 걱정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