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의지를 어떻게 설명할까? 며칠 전부터 고민이 되었다. 意志(의지, Will)란 사전적으로 ‘무언가를 하려는 마음의 작용’쯤으로 풀이된다. 좀 더 넓고 깊이 있게 말하면 ‘의도에 입각해 자기 결정 및 목적을 추구하는 행동을 일으키는 작용’이다. 이것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기 위해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냈다.(아이들에게 이해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상황 중심이다.)
옛날 어느 마을에 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길동이가 있었다. 어머니가 갑자기 병으로 쓰러지자 길동이는 약을 구하기 위해 멀리 있는 약방까지 가야만 했다. 약방까지 가는 길은 고개를 넘고 다시 물을 건너야 하는 험한 길이다. 어머니에게 약을 드리려는 마음으로 약방에 도착한 길동이가 약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거센 비가 쏟아졌다. 강물이 넘쳐 다리도 위태롭다. 길동이는 천신만고 끝에 강을 건너고 고개를 넘어 집에 도착하여 어머니께 약을 드리게 되었다. 이때 길동이가 온갖 어려움에도 어머니에게 약을 가져다 드려서 어머니를 편안하게 해 드리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이 바로 ‘의지’다. 사실 논리적으로는 정확하게 맞지 않는 말이다.
방향은 비슷하지만 궤적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아이들에게 이렇게 설명하니 비슷하게 이해하는 눈치다.
남은 것은 특수 의지, 전체 의지 그리고 일반의지다.
일반의지에 다가가기 위해 나의 계획은 이러하다.
1. 아이들에게 먼저 몇 가지를 쓰게 했다. 의지를 매우 약화시킨 4가지를 쓰게 했다.(~하고 싶은, ~가지고 싶은, ~가고 싶은, ~보고 싶은)
이것을 특수 의지(particular wills)로 판단한다. 루소가 사회계약론 2권 3장에서 말한 특수 의지란 어디까지나 사회의 동질성을 파괴하는 개인의 사적(私的)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J. J. Rousseau/박은수 譯, 「사회계약론 外」 서울: 인 폴리오, 1998)에 근거하여 판단하였다.
2. 그렇게 쓴 내용을 칠판에 옮겨 쓰고 특수 의지의 총합체인 전체 의지(the will of all)를 추론해본다. - 전체적으로 너희들의 특수의지는 '소유'에 핵심이 있다.
3. 그 전체 의지 중에서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볼 때 항상 정당하고 항상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파괴되거나 분할될 수 없고 또 절대성을 갖고 있는 의지 즉, 일반의지(the general will )를 다시 도출시켜 본다. - 공공성이 전혀 없다. 따라서 지금 너희들의 특수의지는 일반의지화 될 수 없는 것들이다. 일반의지의 가장 중요한 속성인 공공성과 불가분, 불파괴의 속성을 가지는 의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물론 이것은 우리의 지금 수업의 범위에서 나타나는 일반의지를 도출하고자 하는 나와 아이들만의 프로토타입(prototype) 일뿐이어서 내용의 타당성이나 논리성, 그리고 결정적으로 주제 일치에 심각한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오로지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이러한 구조에서 마침내 도출된 개념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싶은 것이다.
아이들은 구조화된 상황에 따라 비교적 무리 없이 이야기를 따라오기는 했다. 특히 강조한 부분은 일반의지의 속성 중 ‘공공성’과 ‘분할될 수 없는 성질’, 그리고 ‘파괴될 수 없는 성질’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일반의지’에 의해 사회계약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루소가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수업을 끝냈다. 다음 시간에는 홉스, 로크, 루소의 이야기를 비교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