癸朝冷悠悠 (계조냉유유) 겨울 아침 냉기 아득한데,
言棄心滅盡 (언기심멸진) 말을 버리니 마음도 스러진다.
何形掩不著 (하형엄부저) 어찌해야 숨기고 드러내지 않음을 나타낼까?
始覺直指深*(시각직지심) 이제야 알겠네, 깨달음 깊은 줄!
2021년 12월 5일 아침. 겨울답게 아침 공기가 예리하다. 변함없이 길을 걸었다. 마음속에 여러 생각이 교차하다가 사라지다가 다시 흩어진다. 부처께서는 본래 모든 것은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둔한 중생은 있지도 않은 실체에 매달려 이 겨울 아침부터 마음이 복잡하다.
드러낼 수 없는 마음의 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일요일 아침을 걸었다.
* 不生不滅: 나가아르주나(용수)의 저서 중론(中論) 속의 팔불[八不: 불생(不生), 불멸, 부단(不斷), 불상(不常), 불일(不一), 불이(不異), 불래(不來), 불거(不去)]의 하나이다. 불생불멸이란 태어남과 죽음, 만들어짐과 사라짐의 양극단을 부정한다. 일체의 모든 존재는 연기의 법칙에 의해 인(因)과 연(緣)이 화합해 만들어지는 것이며, 이 인연이 다하면 처음처럼 완벽하게 사라지는 것일 뿐이다. 존재도 본래 있는 것이 아니라 인연에 따라 생멸할 뿐이다라고 용수는 이야기한다. 즉 본래 생멸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눈으로 보면 모든 존재가 실재적 생멸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되고, 그러므로 거기에 집착하게 된다. 용수는 그의 책에서 이러한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 이인로의 山居를 차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