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燈
秋葉驚摵摵*(추엽경색색) 낙엽은 놀라 우수수 떨어지고,
燭隨凩交橫 (촉수목교횡) 등불은 찬 바람 따라 일렁일렁.
冗煩削淸瘦*(용번삭청수) 번거로움 없애 맑고 파리해지니,
蕭條心中外*(소조심중외) 심경 밖 모든 것 떨치려 하네.
2021년 12월 13일. 월요일 아침 페이스 북을 보다가. 존경하는 서성룡 님의 사진을 보고 문득 생각이 떠 올라 허락을 구한 뒤 글을 붙여 본다. 진주시에 살고 있으면서 진주 유등축제를 한다고 해도 나가 볼 일이 없다. 이유야 천 가지, 만 가지가 넘겠지만 결정적으로 게으름이다. 퇴근 후에 집 대문을 닫는 순간 스스로 집에 幽閉된다. 이것이 2021년 년말 이즈음의 내 솔직한 모습일 것인데 서성룡님의 사진으로 하여 대리 만족하고 그 사진에 기대어 글을 올려 본다.
마음의 모습이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변화에 익숙한 것인지 아니면 늘 이 상황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대체로 이렇게 되려고 애쓰는 모양이다. 과한 욕심이지만 맑아서 파리해지는 마음이 유지되기를……
* 馬戴(마대)의 시 灞上秋居(파상추거) 중에서 차운함. 마대는 당나라의 시인이다.
* 鄭燮(정섭)의 시 三十年來畵竹枝(삼십년래화죽지) 중에서 차운함. 청나라의 시인이자 화가이며 화론가이다. 우리에게는 그의 호인 鄭板橋(정판교)로 널리 알려져 있다.
* 戴叔倫(대숙륜)의 시 暉上人獨坐亭(휘상인독좌정) 중에서 차운함. 대숙륜은 당나라의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