疑團*(의단)
昨聞衡定談 (작문형정담) 어제 들은 균형 이야기에,
日常忽旁決*(일상홀팽결) 일상이 문득 무너지는 듯.
詳構恒敏察 (상구항민찰) 상세히 생각하고 늘 조심스럽게,
萬物自和平 (만물자화평) 만물은 절로 평화로운데.
2021년 12월 29일. 하루 종일 바삐 뭔가를 하다가 오후가 되어 생각을 더듬어 본다. 어젯밤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떤 일을 생각할 때, 늘 균형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에 야릇한 저항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니 균형을 잃는 것은 오히려 내가 바라는 세상의 모습이 아닌 듯하여 평소 내가 가진 생각이 얼마나 편협한 것이었음을 문득 깨달았다.
* 의단: 의심 덩어리라는 뜻이다. 간화선이라는 불교 수행 방법이 있다. 우주와 인생의 근원을 규명해 나가는 데 있어 話頭(화두)라는 문제를 가지고 공부해 나가는 참선법이다. 이러한 간화선은 중국 송나라 때 大慧宗杲(대혜종고, 1089~1163) 선사에 의해 정립됐다. 話는 화두를 말하고, 看은 주시하다, 혹은 참구(탐구)하다는 뜻. 우리나라 사찰의 대표적 참선법이다.
話, 즉 화두는 말이다. 여기서의 ‘말’의 의미는 보통의 말이 아니라 ‘말 이전의 말’이고 ‘말 밖의 말’을 의미한다. 즉, 화두는 부처와 祖師들의 말이나, 행동, 그리고 문답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논리적으로 풀 수 없고, 생각이 끊어진 세계를 나타내는 '말 이전의 말'이다. 이러한 화두를 참구해 항상 그것을 의심해 나감으로써 궁극에 가서는 '疑團(의단, 의심 덩어리)'이 타파돼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수행법이 간화선이다. 흔히 간화선 하면 臨濟宗(임제종, 당나라 때, 임제 의현이 일으킨 종파)의 엄격하고 강직한 선풍이 떠오른다.
* 旁은 ‘곁’으로 새길 때는 '방'으로 읽히지만 ‘몰아치다’로 새길 때는 '팽'으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