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by 김준식

大音稀聲*


寒氣勝滿皆寂然 (한기승만개적연) 찬 기운 가득하여 모두 고요한데,

天籟已靜唯樗界*(천뢰이정유저계) 하늘은 이미 말이 없고 쓸모없는 것들만.

狂說難行所欲喀 (광설난행소욕객) 미친 소리 어지런 짓거리에 구역질 나니,

寞寞玄道無邊在 (막막현도무변재) 깊고 현묘한 도는 어디에도 없구나.


2022년 1월 12일 아침. 온도가 몹시 낮다. 출근길, 음지 도로는 영하 11도를 오르내린다. 남부 지방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온도다. 천지는 온도 때문인지 아니면 세상인심 때문인지 너무나 고요하다. 오직 사람들만 어지럽다. 미친 소리가 이상한 논리를 가진다고 해서 미친 소리 아닌 것이 되겠는가? 어지러운 짓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구역질 나는 모습이다. 그것을 강변하는 것은 더욱 웃기는 일이 아닌가!



아침에 페친 한 명을 친삭했다. 제법 논리적으로 움직이는 듯 보였으나 사실은 왜곡된 세계관과 가치관으로 무장한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가끔씩 세상의 일들이 그 사람의 본색을 드러내게 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기도 한다. 친삭한다고 나나, 그 사람이나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내 마음에 조금 찜찜한 기운이 남을 텐데 그 역시도 며칠 동안만 그럴 것이다.



* 노자의 말씀이다. 大音稀聲(대음희성)의 稀는 드물다는 뜻이다. 소리가 드물다는 이야기는 소리를 들으려 해도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노자께서 대음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것은 지극히 높고 아름다운 음악은 고요해서 소리가 없고 들어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말인데 그것은 음악 그 자체로서 모든 소리가 이것으로부터 비롯되는 소리의 본체에 대한 이야기다. 하여 소리가 있는 음악은 대음이 아니다. 노자는 도와 음악을 하나로 합치기 위해 그 조건으로 도와 음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도와 음악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은 말이 없는 심령의 체험, 즉 소리 없는 마음의 세계로 들어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 말은 이어서 나오는 *天籟(천뢰 – 장자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어떤 기교나 꾸밈이 없으며 욕망에 간섭받지 않고 理智(이지)에 휘둘림 없는 세계는 여전히 소리가 없다.


표지 그림은 러시아 이동전람파 중 한 명인 Isaac Levitan (1860–1900)의 Over Eternal Quiet (1894) 영원한 고요를 넘어(러시아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