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만남

by 김준식

應會*2022


薄紐無爲束 (박뉴무위속) 얇은 끈에 하릴없이 묶여,

中靜但煩怡 (중정단번이) 마음 고요하여 다만 즐거웠네.

妙契如無盡 (묘계여무진) 사물들은 절묘하게 얽혀 다함이 없으니,

難可與共期 (난가여공기) 더불어 함께 같기는 어렵구나.


2022년 1월 18일 오후. 진주문고 여서재에서 여태훈 대표님, 엄경근 화백, 박재영 님, 윤영미 선생, 그리고 포항에서 오신 윤영미 선생의 벗, 두 분을 우연히 만나다. 대표님이 주시는 차를 마시는 중에 스님께서 한 분 오셨다. 기이한 우연과 절묘한 만남이 중첩적으로 어우러지는 순간이었다. 그 짧은 순간을 곰곰 생각하다 글을 짓는다.


그림은 에곤 쉴레의 그림이다. Self-Portrait with Physalis(꽈리 꽃이 있는 자화상) 1912


* 應會 : 중국 서진(西晋)의 문인인 육기(陸機)의 [문부(文賦)]에 등장하는 말로서 ‘와도 막을 수 없고, 가도 붙들 수 없는’ 돌발적인 만남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