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하니 학교가 한없이 고요하다. 온도가 낮으니 학교 운동장도 몹시 썰렁하다. 세상은 이제 너무나 복잡하여 거기로부터 조금 물러나 있으려 하지만 내가 세상이고 세상이 나인데 쉽지는 않다. 다만 마음만은 그러고 싶다.
‘호시탐탐’을 다시 생각하다.
頤卦 頤는 위· 아래의 턱을 뜻한다.
주역 이 괘는 전체 64괘 중 27번째 괘이다.
爻辭(효사 - 풀이 글)는 顚頤吉 虎視耽耽 其欲逐逐 无咎(전이길 호시탐탐 기욕축축 무구)
로 풀이되어 있다.
頤卦의 頤는 아래 위 턱을 뜻한다. 따라서 명사일 때는 턱이고 동사로 쓰이면 턱을 움직여 음식물을 씹어서 몸을 기르기 때문에 ‘기르다(養)’라는 의미가 된다. 동시에 곳간에 부를 쌓아두지 말고 베풀어 사람들을 배부르게 해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施와 같은 의미로 쓴 책도 많이 있다.)
그런데 여기 있는 虎視耽耽은 오늘날에는 부정적 의미로 해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주역 그대로 해석해 보자면 딱히 부정적 의미를 발견하기 어렵다. 오히려 위정자가 백성을 면밀히 관찰하여 무엇이 부족한가를 살펴, 부족한 것을 베풀라는 의미로 쓰인다. 즉, 먹이를 노리는 호랑이의 눈으로(이 부분에서 오해가 생긴다. 호랑이의 눈은 언제나 매섭다. 먹이를 사냥할 때만 매서운 것이 아니다. 호랑이의 매서운 눈빛은 주위를 언제나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먹이만을 위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백성의 어려움을 보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위정자의 행동의 규범을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정치에서는 정치 권력자들 스스로의 이익을 구하기 위해 움직이니 벌써 이 말이 해당될 수 없다.
위 효사의 마지막 무구(无咎)를 보면 '허물이 없다' 라는 말의 속뜻은, 앞에 있는 기욕축축, (즉 그것을 위해 애쓰고 애쓰는 것으로 해석한다면)의 태도로 백성을 면밀히 살피면 혹여 있을지도 모르는 불편함에 대하여(백성의 행동을 살피는 것이 비록 좋은 방법은 아니나 전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을 반드시 탓하지는 못한다. 라는 뜻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모든 일은 늘 경계선 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