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ta brevis, ars longa.

by 김준식

Vita brevis, ars longa.


주말은 정신없이 지나갔고 월요일 오전은 느리게 흐르고 있다. 뉴스를 도배한 천박하고 한심한 이야기에 일말의 관심도 없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평생 해 온 사람으로서 다만 화가 날 뿐이다. 정말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곱씹어 보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얼마나 효용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보통이라는 애매한 접두어가 마음에 걸리지만 보통의 가정에서 자라 보통의 교육을 받고 보통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상황과 이런 분위기는 참으로 생경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세상의 모습일 것이라고 본다면 보통의 우리가 보통을 넘어서야 하는 역설적 상황에 놓이고 만다.



아침에 출근하여 하루를 보내는 일은 어떤 면에서 매우 비 효율적이기는 하다. 해야 할 일은 몰아서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신에게 사용하는 편이 매우 경제적일 수 있다. 30년을 넘게 아침에 출근해서 오후에 퇴근하는 일상을 보내온 나를 생각해보니 돌연 삶을 허비하지는 않았나 하는 의문이 든다.



시간은 만인에게 평등함을 넘어 무차별적이다. 그나마 참 다행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충분히 긴 편이다. 우리 삶을 전체적으로 잘만 사용하면 누구든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 삶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우리에게는 없다. 눈에 보이는 일에 급급하여 때로는 당황하고, 또 때로는 교만해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언제나 허둥대고 또 시간을 낭비한다.



로마의 시인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기원전 4년 ~ 기원후 65년)는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De breviate viate)라는 시에서 그리스의 위대한 의사인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년 ~ 약 기원전 370년)의 이야기를 이렇게 인용했다.


Vita brevis, ars longa(인생은 짧고 기예는 길다.) 여기서 ars는 여성형 명사로서 기예라는 뜻인데 이것을 확장 해석하여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히포크라테스는 죽음과 마주한 많은 환자들을 돌보며 삶의 유한함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고, 특히 당시의 석조 예술을 창조한 예술가들의 삶을 보며 그들이 창조한 석조예술의 무한함과 상대적으로 그것을 창조한 예술가들의 너무나 짧은 삶을 비교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한 마디로 표현했을 것이다.


위 그림은

Manuel Domínguez Sánchez, La muerte de Séneca(세네카의 죽음), 1871. Oil in wood.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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