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눈

by 김준식


春雪


春雪趶空枝 (춘설오공지) 봄 눈, 빈 가지 위에 걸터앉았네!

速泮靜初像 (속반정초상) 빨리 녹아 처음처럼 고요해질 것을.

霽後昡促東*(제후현촉동) 눈 그쳐 햇살이 봄 재촉하지만,

遠山遺深寒 (원산유심한) 먼 산, 여전히 깊은 겨울.


2022년 2월 7일 오전. 주말에 산을 올랐더니 이런 풍경이 보인다. 햇살에 조금씩 녹기 시작한 눈이 빈 가지에 겨우 걸려있는 절묘한 장면과 마주했다. 시간은 봄으로 가지만 시절은 겨울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이에 마음이 錯雜하다. 당연히 눈으로 보는 사물도 그렇게 보이는 법이다.


* 당나라 시인 祖詠(조영)의 ‘終南望餘雪(종남망여설)’의 이미지를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