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은 없다.

by 김준식

天下無非新亦無新 천하에 새롭지 않음이 없다, 또한 새로움도 없다.


年年仍歲歲 (년년잉세세) 해마다 세월이 거듭되어도,

卽故而卽新*(즉고이즉신) 오래된 것이 새것이라네.

靈雲確哲桃*(영운확철도) 영운은 복숭아로 깨달았다네.

山隱從江匿*(산은종강익) 산은 숨고 따라 강은 몸을 감추니,


2022년 2월 15일 오후. 학교는 공사 관계로 조금 소란스럽지만 마음은 한 없이 조용하다. 봄이 온다더니 다시 추워진다. 그리고 세상은 엉망진창이다. 모두 새롭다. 하지만 한 발짝 물러나 보면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그런 일이 늘 있어왔다. 영운 선사는 오래 수행하였으나 도를 이루지 못하다가 문득 환한 봄날, 복숭아꽃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그저 그런 일도 때론 깨달음을 준다. 그렇게 생각하고 세상을 다시 보니 늘 보이는 산도 없고 강도 사라졌다. 겨울바람만 부는 푸른 하늘만 있다.


* 『장자』 지북유에 이르기를 天下 莫不沈浮 終身不故(천하 막부침부 종신부고) 천하 만물은 예외 없이 모두 부침을 되풀이해서 죽을 때까지 옛 모습 그대로 있지 아니함. 故는 본래의 모습, 옛 모습을 말한다.


* 위산영우의 제자인 영운 선사는 복숭아꽃을 보고 깨닫다.


* 청나라의 화가 남전 惲壽平(운수평)의 화제시를 차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