摺春 봄을 접다.
春來吾不聞*(춘래오불문) 봄 온다는데 듣지 못하고,
花信餘不及 (화신여불급) 꽃 핀다 해도 미치지 못하네.
天地滿狺狺 (천지만은은) 천지에 으르렁 소리만,
歲月流不得 (세월류부득) 세월은 마지못해 흐르나니.
2022년 3월 14일 아침. 주말 동안 비가 곱게 내렸다. 찔끔 왔다고 쓰려다가 곱게 왔다고 썼다. 표현의 차이가 주는 말의 느낌은 참 다르다. 하물며 공기가 바뀌고 시절이 수상 해지는 느낌은 너무나 크게 다가온다. 하여 올해 봄소식과 꽃 소식에 내가 미치지 못하는 모양이다.
* 굴원이라는 비운의 사나이가 있다. 전국시대 초나라의 정치가인 그는 이런 말을 남기고 멱라강에 몸을 던져 죽었다고 전해진다. “온 세상이 모두 흐린데 나 혼자 맑으며, 뭇사람이 모두 취했는데 나 홀로 깨어 있으니, 이로써 추방당했다오." 그가 남긴 離騷(이소)는 장편의 서정시다. 그중에서 차운하다.
사진은 2017년 3월 21일 화엄사 홍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