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그리고 세월호

by 김준식
2022.4.16 달


태양계의 반지름은 약 46억 km 정도이고 거기서 카이퍼 벨트까지는 1000AU(1AU≒1억 5천만 km), 그 너머 오르트 구름까지는 10만 AU 정도의 거리다. 광속으로 거의 2년이 걸리는 무한의 거리다. 이 거대한 태양계 안에서 6번째로 큰 행성 지구에 살고 있는 나는 서양의 역법에 따른 2022년 4월 16일 지점에 있다.


책을 보다가 창문을 보니 달이 밝다. 달은 태양계 전체 행성과 위성 중에 14번째로 크다. 6번째 큰 지구가 14번째 큰 달을 위성으로 데리고 있는 것이 참 이상하지만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다. 어쨌거나 그 달이 지구 그림자로부터 자유로운 보름이 어제였고, 역법의 오차로 인해 오늘 완전하게 둥근달이 보인다.


8년 전 바다로 간 아이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그 아픔과 슬픔을 곱씹으며 우리는 우리 생을 살아낼 것이다. 8년이 지나도 그날, 그 엄청난 일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거의 없다. 광막한 우주의 거리도 알 수 있을 만큼 알고 태양의 무게도, 행성의 무게도 심지어 지나가는 혜성의 궤도와 무게와 소멸에 대하여도 너무나 잘 아는 우리가, 작은 행성 지구 그것도 너무나 얕고 작은 바다 서해에서 백주 대낮에 생긴 배의 침몰 원인을 아직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마다 사람들은 잊지 말자라고 다짐한다. 나도 학교에 현수막을 걸고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오늘도 누군가는 집회를 하고 누군가는 그 바다에 갔고 또 누군가는 길을 걸으며 그 푸른 아이들을 기억했다. 아이들을 잃은 부모 마음을 백분의 일이라고 안다면 이 나라는, 이 국가는, 이 정부는 이래서는 도리가 아니다.


달이 너무 밝아...... 한 참을 보니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