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에 집착하여 마음을 어지럽히다.

by 김준식

膠膠擾擾(교교요요)* 세상일에 집착하여 마음을 어지럽히다.


願猥不勤勉 (원외불근면) 부디 함부로 성실치 말며,

望這不遷移 (망저불천이) 바라노니 이것저것 옮기지 마라.

旣合此所當 (기합차소당) 이미 이곳에 잘 맞는다네.

雲行雨施矣*(운행우시의) 구름이 비를 내리듯,


2022년 6월 19일 오후. 뉴스를 보지 않고 지낸 지 꽤 오래다. 하지만 지금 세상에 안 본다고 해서 뉴스가 안 들릴 리 없고 안 보일 리 만무하다. 마음 두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작은 다짐일 뿐.


정권이 바뀌니 모든 것이 정권의 입맛대로 조정된다. 불가항력이다. 이전 정부도 그러했고 또 차기 정부도 역시 그러할 것이다. 다만 이미 잘 맞고 이미 잘 조정되어 있는 것들은 가능한 그대로 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잘하려는 생각이 모든 일을 망치기도 하고 또 너무 집착하면 마음이 어지러워져서 뜻하는 것을 이루지 못함은 물론이요, 마침내 모든 것이 엉망이 되는 법이다.


*《장자》’천도’에 요 임금과 순 임금의 대화 중에 …… 순 임금이 요 임금에게 이렇게 묻는다. “王께서는 천하를 다스리면서 어떤 곳에 마음을 쓰십니까?” 그랬더니 요가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하소연할 데 없는 백성들을 함부로 대하지 아니하며 곤궁한 백성들을 버리지 아니하며 죽은 사람을 애도하며 어린아이들을 사랑하고 남편 없는 여자들을 애처롭게 여긴다. 이것이 내가 천하를 다스리면서 마음을 쓰는 일이다.”


그러자 순이 이야기한다. “아름답기는 아름답습니다만 아직 위대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아쭈! 요거 봐라! 순 임금이 감히 요 임금을 가소롭게 여긴다. 그러자 요가 은근히 화가 나서 그럼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는다. 그러자 순이 아주 거만하게 이렇게 답한다. “하늘과 땅의 덕이 골고루 이루어져 해와 달이 만물을 두루 비추고 사계절이 운행되며 낮과 밤에 일정한 규칙이 있고 구름이 흘러가며 비가 내리는 것과 같이 하는 것입니다.”


듣고 보니 요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래서 이렇게 말을 얼버무린다. “그렇다면 내가 세상일에 집착하여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었네. 그대가 말한 것은 하늘에 부합하는 경지이고 내가 하는 행위는 사람들에게 맞는 수준이구나.” 뭐 요가 졌다는 이야기다. ‘장자’는 이렇게 또 우리의 상식을 파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