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읽다.

by 김준식
KakaoTalk_20220708_092415700.jpg

觀照*


何明採感丫 (하명채감아) 느낌 가닥을 캐 냄이 어찌 이리 분명한가!

橫堅進定嬴 (횡견진정영) 어차피 정해진 결말로 나아갈 것인데.

沒精景描寫 (몰정경묘사) 자세한 묘사에 빠져드니,

靜看縝書靈 (정간진서영) 촘촘한 글자의 영혼을 보네.


2022년 7월 8일 아침. 어제(7월 7일) 오래된 제자(이미 40대 중반이 된, …… 엄격하게는 잠시 영향을 준……)로부터 책이 왔다. 요즘 자신이 읽었던 책인데 왠지 내가 떠올라 보낸다고 했다. 고마움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딱히 고맙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길도 없으니 대단히 역설적이다.


책은 체코의 국민 작가 보후밀 흐라발(Bohumil Hrabal, 1914~1997)이 쓴 《너무 시끄러운 고독》 (원제: Příliš hlučná samota, 1980)이라는 소설이다. 책이 얇아(142페이지) 어제 밤늦게 책을 다 읽었다. 책은 매우 얇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두텁고 무거워서 읽는 내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었다. 책 내용은 밝히지 않겠지만 책을 다 읽고 이런 시를 남긴다.


덧! 책 속에 《도덕경》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작가가 묘사하는 《도덕경》은 매우 고상하고 아득한 느낌이다. 아마도 작가는 동양이라는 이미지와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필터를 통해 《도덕경》을 본 모양이다. 지극히 나의 생각이지만 《도덕경》은 아득한 정신 수양의 지침이나 고매한 인품을 쌓는 지침서가 아니라 춘추시대 노자가 쓴 매우 실용적인 제왕학(사서삼경과는 방향이 조금 다른)의 한 갈래일 뿐이다. 책 전체를 통해 작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유일한 부분이다.


* 觀照(관조) contemplation ‘관조’란 고요한 마음과 지혜로써 사리(事理: 사물의 이치)를 관찰하는 일이다. 대상을 구분하거나 구획하지 않고 또 구조화하지도 않는 오로지 지혜의 눈으로 바르게 비추어 밝고 확실하게 깨닫는 것이다. 결국 관조는 지극히 정적이고 동시에 객관적인 直觀(직관)을 뜻한다. 직관(直觀: intuition) 보다 더 높은 단계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