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속에 우두커니

by 김준식

雨中佇見


滴重從勢雨 (적중종세우) 물방울 무게는 비 세기에 따르고,

雲厚定企風 (운후정기풍) 구름 두터움은 바람이 정한다네.

人心懸處處*(인심현처처) 사람 마음은 곳곳에 걸려 있는데,

誰知各中撫 (수지각중무) 누가 각각의 마음을 어루만질까?


2022년 7월 12일 아침. 어제 결구를 쓰지 못해 하루를 지나 완성하다. 시를 쓰는 내 마음이나 세상의 풍경이 바닥을 드러낸 웅덩이 같은 느낌이다.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통용되는 기준이 하루아침에 와해되니 나와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다가 그저 엎드린다. 보지 않고 듣지 않을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엎드려 지내는 것도 쉽지 않다.


내린 빗물이 물방울로 맺혀 있지만 빗물이 조금만 더해져도 흘러내리고 만다. 두터운 구름 탓에 비 내리지만 바람 한 자락이면 구름은 거짓말처럼 흩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곳곳에 걸려 있는 우리 마음은 어찌할 것인가……


*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의 ‘人心’을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