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nes Baltsa - Áspri méra ke ya mas (There will be better days, even for us)
장마 중 햇살 쨍쨍한 아침, 올해 국화를 키우고 있는데 진딧물(사투리 '비리')이 심하게 올라 약을 뿌렸다. 오늘 오후에 비가 온다 하니 아침 일찍 약을 뿌리는 것이 좋을 듯하여.
전학생이 온다는데 걱정이다. 우리 학교는 교통이 불편하다. 행정구역은 진주시라도 시내버스로는 거의 1시간이 더 걸릴 만큼 외곽에 있다. 오후에 부모가 오면 통학 문제부터 살펴보고 아이가 다니기 편리한 학교로 안내할 생각이다. 학생 한 명이 소중하지만 그 아이의 삶의 질도 무시할 수 없다. 아침에 학교 가는 길이 너무 멀면 확실히 삶의 질은 떨어진다. 그리고 가능한 부모와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저녁 시간을 같이 보내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국화에 진딧물 약을 뿌리며 문득 그리스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Agnes Baltsa의 음악이 생각났다. 그녀와 호세 카레라스가 같이 부르는 카르멘의 듀엣은 DVD로 보아도 소름이 돋을 만큼 감동적이다.
오늘은 영어로 ‘There will be better days, even for us’(우리에게도 더 좋은 날이 온다네.)로 풀이되는 Áspri méra ke ya mas 가 듣고 싶다. 내가 즐겨 듣는 버전은 만도린 반주에 실린 그녀의 목소리다. 이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아마도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
발차는 1944년에 태어났으니 어쩌면 이젠 노래할 수 없을 만큼 나이가 들었다. 하지만 그녀 특유의 음색은 여름날 쨍쨍한 날씨에, 그리고 가을날 서늘한 날씨에, 겨울날 날카로운 날씨에 훌륭하게 어울린다. 우리가 잘 아는 “기차는 8시에 떠나고(To Treno Fevgi Stis Okto)” 가 바로 그런 음악이다.
우조(그리스 식 식전 술)를 마시며 우연히 만난 그(그녀)를 떠올리며 카테리니로 떠나는 8시 기차를 노래하는 발차의 목소리는 여름 아침에도 지나치게 어울린다. (오로지 내 생각이지만)
우조는 프랑스의 압생트처럼 그리스 특유의 향신료를 넣은 술이다.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람세스)에 이 우조 이야기가 나온다. 정확하게는 우조에 들어간 향신료 아니스 이야기가 나온다. 아니스가 들어간 음료를 자연스럽게 마시는 사람은 그리스인뿐이라는……
https://www.youtube.com/watch?v=Y5b17c4Tl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