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로부터의 은유……열린 문으로 나 있는 길.

by 김준식

시대로부터의 은유……열린 문으로 나 있는 길


서양 근대에 이르러 인간을 세계와 근원적으로 분리된 개체로 인식하는 개인의 관념이 발달하면서, ‘욕망 추구자’로서의 인간관이 확산되었다. 인간을 세계와 분리된 존재로 인식하면서 세계는 오직 나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대상물로서만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는 내가 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이용하고 극복해야만 할 대상이 된다. 즉 세계는 나의 욕망 충족의 대상물일 따름이요, 나는 욕망을 추구하는 고립된 개체일 뿐이다. ‘욕망 추구자’로서의 인간관은 근대를 넘어 우리 시대에도 거의 세상을 지배하는 인간관이다.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순자에게 선함은 인위(人爲)이다. 이제 인간의 본성은 날 때부터 이익을 좋아함을 그 속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따른다. 따라서 다툼과 빼앗음이 일어나고 자제와 존경은 사라진다.


2300년 전 순자의 인간관과 근대 서양에서 나타난 인간관이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이익을 좋아함', 즉 '욕망'이다.


순자는


교육은 인간의 본성에 거의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 속에 존재하지만 배울 수 없고, 그것을 위해 힘써 노력할 수도 없는 것을 일러 본성이라 하고, 인간 속에 존재하지만 배울 수 있고, 그것을 위해 힘써 노력해서 성취할 수 있는 것을 일러 인위라고 불렀다. 그래서 교육은 본성을 잠시 가리고 장식하는 인위일 뿐, 이익을 좋아하는 본성은 오로지 규칙과 법으로서만 통제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성인이 생각을 축적하고 인위를 습관화함으로써 의례와 정의(正義)를 생산하고 표준과 척도를 창시했다. 결과적으로 의례와 정의 및 표준과 척도는 성인의 인위에서 만들어진 것이지 인간의 본성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도덕이니 윤리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순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저 문을 지나면 나 있는 작은 길은 인간의 본성으로 가는 길인가? 아니면 그 모든 것이 인위 자체인가? 오전 내내 생각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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