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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2 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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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Sep 27. 2022

적막

작은 고마리 꽃 활짝 피다.

寂寞


葉花凋萎或無聲 (엽화조위혹무성) 잎도 꽃도 시드는데 소리조차 없고,

咸池九韶已不聞*(함지구소이불문) 아름다운 음악은 이미 들리지 않네.

虛休無爲全倫矣*(허휴무위전윤의) 비어 있어 하는 일 없어도 모두 갖추었으니,

獨見曉冥靜密中*(독견효명정밀중) 홀로 새벽어둠을 보니 고요하여라!


2022년 9월 27일 아침나절. 주말에 찍은 사진들 대부분은 아주 미세한 꽃들을 가까이서 찍은 사진이다. 대자연의 미세한 부분이지만 거기 또 거대한 우주가 숨 쉬고 있다. 하지만 꽃들은 적막하다.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어떤 소리도 내지 않지만 거기에는 분명 우주의 화음이 있다. 다만 우리는 그 미세한 꽃들의 적막 속에서 위대한 화음을 추측할 뿐이다. 


사람 사는 세상은 가끔, 아니 자주 너무 시끄럽다.   


* 함지구소: 함지咸池는 중국 전설 시대 황제가 지었다는 완벽한 음악, 요 임금이 보수하여 썼다.    구소九韶는 이 함지를 바탕으로 순 임금이 지었다는 조화와 균형의 음악. 붙여쓰기도 하는데 완벽한 음악을 뜻한다.


* 《장자》 天道의 내용을 용사함.


* 《장자》 天地의 내용을 용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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