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022 선성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식 Oct 15. 2022

소리 없는 큰 소리

無聲然耾耾(무성연굉굉) 소리 없는 큰 소리


起居留常憻 (기거류상탄) 늘 평안하게 살고 있으니,

心中亦淺緩 (심중역천완) 마음 역시 고루하고 느슨하다.

時時見天訇 (시시견천굉) 가끔 하늘의 큰 소리를 보며,

宣張審呆傝 (선장심매탑) 몸을 펴서 어리석음을 살피네.


2022년 10월 14일 금요일 아침. 아침 식사 준비를 하다 문득 하늘을 보니 壯觀장관이라 급히 사진을 찍어두고 그 느낌을 잘 갈무리해 두었다가 편안한 토요일 아침에 풀어내 보니, 역시 별 것이 없는 늘 했던 그 이야기다. 나의 한계다. 인정한다. 하지만 뭐 어떤가? 어쩔 수 없는 나의 목소리라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 소리도 없는 하늘의 변화를 보며 문득 거대한 소리를 듣는다고 이야기하니 논리적으로 이상하지만 하늘을 보는 순간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장자’께서 이런 장면을 보고 이야기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莊子》 ‘天地’에서 이렇게 말한다. “視乎冥冥 聽乎無聲 冥冥之中 獨見曉焉 無聲之中 獨聞和焉(“시호명명 청호무성 명명지중 독견효언 무성지중 독문화언)” 즉, 어둡고 어두운 것을 보고, 소리 없음에 귀 기울인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홀로 새벽빛을 보며, 소리 없는 정적 속에서 홀로 和音을 듣는다. 《莊子》 天地 제3장


매거진의 이전글 2022 한시집 '선성' 跋文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