達生*
生來無辯受 (생래무변수) 생명이 오면 무조건 수용하고,
去亦不能止 (거역불능지) 가는 것 또한 멈출 수 없네.
哀樂彷內往 (애락방내왕) 슬픔과 기쁨도 비슷하게 오고 가니,
此身歷旅矣 (차신력여의) 내 몸은 여관을 거쳐갈 뿐.
2022년 11월 1일. 다시 시작하다. 내년 책 제목인 ‘달생’으로 첫 시를 만들었다.
이제 막 피어나는 꽃 같은 155명의 죽음 앞에 요리조리 책임을 회피하는 가증스러운 권력을 보며 이 땅에 사는 기성세대인 나는 참으로 부끄럽고 더불어 분노한다. 단 한 놈도 책임지겠다는 놈이 없다. 오로지 정치적 수사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는 무능하고 비루한 정치권력을 보며 정말 이 날까지 안전하게 살아온 내 삶이 놀랍기만 하다. 살아가는 동안 이런 종류의 비극은 정말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간절히 기원한다. 더불어 꽃 같은 영혼들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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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달생’이 말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적인 상황에서 생명의 왕래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류 역사의 수많은 현자들이 그 사실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를 내놓았지만 결론은 거의 비슷하다. 그 어떤 상황의 개입이 없는 자연 상태의 조건이라면, 삶과 죽음은 인간의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달생: 내편 養生主의 속편에 해당하는 이야기. 곱사등이 노인이 마치 물건을 줍는 것처럼 손쉽게 매미 잡는 이야기, 기왓장을 경품으로 건 시합 이야기, 여량에서 헤엄치는 이야기…… 등은 모두 양생주의 포정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삶을 완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自然에 따라 私心을 버리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